박약회 이 용태 회장님의 별세소식 듣고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 별세 …
“한국 IT 기틀 닦은 선구자”
- 입력 2025.04.15 06:47
이용태 명예회장은 국내 1세대 PC 제조업체 ‘삼보컴퓨터’와
지금은 ‘SK브로드밴드’로 이어지고 있는 ‘두루넷’ 등을 설립했다.
현재는 ‘LG유플러스’의 유선사업부로 이어지고 있는
‘데이콤’의 초대 사장을 지내는 등 한국의 IT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꼽힌다.

이용태 명예회장은 1933년 경북 영덕군에서 태어나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타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바 있다. 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수학 학원 강사 및 참고서 저자로도 유명했고 유학 전에는
이화여자대학교의 물리학과 교수로 교편을 잡기도 했다.
이후 1980년에는 ‘삼보컴퓨터’를 설립하고, 한국 최초의 국산 상용 PC인
‘SE-8001’이나 애플2 컴퓨터의 호환 기종인 ‘트라이젬20’ 등을 생산하면서
국내 PC 시장을 열었다. 삼보컴퓨터는 1990년대 국내에서 ‘국민 PC’급
브랜드로 큰 인기를 얻으며 성장했다.
삼보컴퓨터는 전성기 시절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했었다.
PC 제조 이외에는 엡손의 프린터를 한국에 도입 판매했고, 1992년에는
‘나래 이동통신’을, 1996년에는 ‘두루넷’을 설립하기도 했다.
아웃소싱 서비스 기업 유베이스(UBASE)와 TGS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삼보컴퓨터 계열에서 출발했다. 1998년에는 PC 부품 유통 사업을 하는
‘PC디렉트’를 설립했고, 1999년에는 ‘이머신즈(e-Machines)’를 통해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삼보컴퓨터는 2005년 부도 이후 셀런에 매각됐다가 2010년 셀런의 도산으로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12년에는 이용태 명예회장의 차남인 이홍선
전 대표가 사업을 재인수했다. 현재 삼보컴퓨터의 계보를 잇는 ‘TG삼보’는
공공 시장 위주의 완제품 PC 사업과 일반 소비자 시장의 주변기기 유통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이용태 명예회장은 1982년 한국데이터통신주식회사의 초대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한국데이터통신주식회사’는 이후 ‘데이콤’으로 이름이 바뀌고,
PC통신 ‘천리안’ 등으로 잘 알려졌다. 당시 정부는 체신부에서 전기통신사업을
분리해 공사화하면서 데이터통신 사업을 전담할 회사를 설립했는데,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 명예회장을 지목한 것이다.
당시 오명 체신부 차관이 직접 이 명예회장을 찾아와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용태 명예회장은 2003년 박약회(博約會)라는 공익 교육 단체를 설립해
유교 기반 인성 교육에도 나섰다. 또한 재령 이씨의 종손으로 도산서원 원장과
사단법인 퇴계학 연구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숙명학원 재단 이사장도 역임한
바 있다. 2021년 4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보통신 1세대 원로에게
수여하는 특별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