連作 9首

연작 9수

11.06.14 12:03

한시를 배우는데 옛 사람들의 시 이상 좋은 스승이 없다고도 합니다. 많은 책들을 읽어 보다가 문득 기본이 되는 책 몇 권을 선정해서 교과서 삼아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어 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고심 끝에 9권을 선정해서 틈 나는대로 읽어 볼 요량인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고, 얼마나 지속적으로 보게 될지도 의문입니다. 다짐하는 의미로 제목에 따른 연작 9수를 지어 봤습니다. 졸작으로 많은 공간을 채우게 되어 송구할 따름입니다.   其一, 詩經 被子生擒風雅頌  피자생금풍아송   綿綿活命三千玆  면면활명삼천자 題材供養乾坤句  제재공양건곤구 不朽椿根未旱池  불후춘근미한지 시경 공자에 의해 생포된 풍,아,송. 삼천년을 면면히 살아 숨쉬는구나. 천하의 모든 글귀에 題材를 공급하니, 썪지 않는 신령수요, 마르지 않는 샘이로다.   其二, 古文眞寶 古文眞寶還眞寶 고문진보환진보 昔日儒生必讀初 석일유생필독초 需要作詩看五百 수요작시간오백 得愉文理自然疎 득유문리자연소 고문진보 고문진보는 아직도 진귀한 보물, 과거 유생들 글공부 시작 할 때 꼭 봐야할 책. 詩作을 원한다면 오백 번만 읽어 보자. 자연스럽게 문리가 터지는 기쁨을 얻을 듯. 其三, 千家詩 兒童背誦爺吟味 아동배송야음미 壯麗唐音路畔花 장려당음로반화 理智宋詩江上雪 이지송시강상설 琳瓊皕卄尙精華 임경벽립상정화 천가시 애들은 암송하고 할아버지는 음미하네. 장려한 당음은 길가에 피는 꽃이요, 이지적인 송시는 강에 내리는 눈. 주옥같은 220수 여전히 정화로다.          其四, 唐詩三百首 蘅塘爲衆抽三百 형당위중추삼백 不會吟詩也會吟 불회음시야회음 東國精聯坊谷散 해동정품방곡산 周收細濾孰岑岑 주수세려숙잠잠 당시삼백수 형당이 대중을 위해 삼백수를 추려내니, 시를 모르던 사람도 자연히 읊을 수 있게 되었네. 한국에도 좋은 작품 방방곡곡 널려 있는데, 수집과 여과작업에  누가 머리 아파했던가? 其五, 對金得臣絶句集詠 苦吟柏谷擰心膵 고음백곡영심췌 絶唱詩中有畵佳 절창시중유화가 嘆客凡生於甲子 탄객범생어갑자 竹林飛蝶悄悄娃 죽림비접초초와 김득신 절구집을 대하고서 심췌장을 쥐어짜는듯 苦吟했다는 백곡. 절창 詩속의 그림 아름다워라. 무릇 시인 60 넘기기 어려움을 탄식하는데, 대숲에 살랑거리며 나는 나비 아름답구나. 其六, 杜律分韻 旅游吳粵惹詩思 여유오월야시사 頓挫鴛行幽膏聿 돈좌원항유고율 沈鬱生涯赫赫吟 침울생애혁혁음 流徨三峽終成律 유황삼협종성률   두율분음   젊어서 오월 지역을 여행하며 시상이 일어났고, 벼슬길 중도에 막히니 그윽하게 붓 끝을 고른다. 침통하고 울적한 삶 중에 불렀던 노래 혁혁하고, 삼협땅을 떠돌며 드디어 율격의 완성을 보았네. 其七, 念宋詩選集 禾苗向夏綠油油 화묘향하녹유유 群鶴尋魚池畔幽 군학순어지반유 無改千年禾鶴領 무개천년화학령 却知不了宋人愁 각지불료송인수 송시선집을 읽으며 볏모는 여름을 향해 가면서 푸르러지고 먹이 찾는 두루미들 못가에서 여유롭다. 벼 두루미 본령은 천년이 지나도 안 변하는데, 宋人들 수심의 깊이는 가늠할 길 없구나. 其八, 歷代中國詩歌選 雲仙谷孟閭閻聖 운선곡맹여염성     軾島潛田楚老江 식도잠전초로강 對面萬家詩選集 대면만가시선집 如之銀漢滿盛缸 여지운한만성항 역대 중국 시가선 이백은 구름위에, 맹호연은 계곡에, 두보는 마을에서 같이 사는 듯하고, 동파는 섬에 유배가고, 연명은 밭을 일구며, 굴원은 멱라 강가에 있구나. 역대 모든 시인의 시가선집을 대하고 보니, 마치 은하수 따다 가득담은 항아리와 같아라. 其九, 金時習 無量五歲無量逝 무량오세무량서 謝了梅花月淸寒 사료매화월청한 日月星辰儒佛道 일월성신유불도 思惟迤迤獨行難 사유이이독행난 김시습 깊이를 알 수 없는 매월당 무량사에서 눈감을 때 매화는 시들고 달빛만 맑고 차가웠지. 하늘엔 우주의 질서가, 땅엔 삼도가 있지만, 사유는 끝이 없고 혼자 가는 길 어려웠어라.         --------2011, 06, 14,  京 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