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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 어느 가을
한문역사
2025. 6. 13. 11:58
싱그러운 녹색 무대에서
사랑을 구애하는 매미들의 웅변도 끝나고
찬바람을 선동한 가을이 창문을 열고 추억을 던진다.
마음 아픈 사연들이 빼곡한 가을
그리움과 함께 눈을 끌어당기는 알밤에서
아버지의 마음을 느낀다.
잘 사는 집안인 줄 알고 한 결혼이
매파의 허풍이었다.
요즘은 이혼이 흉이 아니지만
육칠십 년 그 시절은
부모님의 순종에 그러지를 못했다.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삶이어도
주어진 내 몫이라 여기고 살았다.
반찬값이라도 벌어보려고
갓난아기 옆에 눕혀놓고
손이 부러터지도록 알밤껍질을 벗길 때
편찮으신 몸으로 딱딱한 껍질을 벗겨주신 아버지.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한 푼 두 푼 모은 돈이 부자를 만들었지만
아버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마음으로 아버지께 용서를 구한다.
그때는 돈에 눈이 멀어 몰랐는데
수십 년 흐른 뒤에야 알아차린 아버지의 사랑
힘들어도 말없이 도와주신 내 아버지
잘살고 있는 모습보여 드릴 수 없어 세월을 원망해본다.
아버지의 사랑이 힘 되어
이제는 태산보다 더 높은 부자랍니다.
하늘나라에서 보고 계시지예,
아버지 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
시: 이종열 님 ( 女. 한국문인협회,대구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