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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英은 왜 暴君에 執着하나

한문역사 2026. 5. 29. 17:15

38] 한·영은 왜 폭군에 집착하나

팀 알퍼 칼럼니스트
입력 2026.05.28. 23:37업데이트 2026.05.2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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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최근 흥행에 크게 성공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극의 배후에서 영화의 긴장감과 서사를 이끄는 음험한 존재는 세조다.

수양대군과 한명회, 김종서, 살생부 그리고 가련한 단종으로 이어지는 계유정난은 역사 수업은 물론 드라마나 영화, 책의 단골 소재로 다루어져 한국인이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든 수양대군의 쿠데타 이야기만큼은 재해석되고 여러 콘텐츠로 재생산될 것이다.

내가 이런 확신을 갖는 이유는 영국에도 세조와 견줄 만한 존재 ‘헨리 8세’가 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나는 헨리 8세와 그의 부인 여섯에 대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그에 대한 수많은 에세이를 써야 했다. 계유정난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영국의 대중매체 또한 헨리 8세 이야기를 조금씩 각색해 드라마나 영화로 꾸준히 만들어 왔다.

 

일부 영국 역사학자들은 헨리 8세에 대한 우리의 집착을 정당화하기 위해 비록 그가 인생 후반부에는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으나 훗날 잉글랜드를 황금기로 이끈 발판을 만들어낸 군주임을 주장해 왔다. 한국에도 경국대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경제발전을 이끈 세조의 업적을 강조하는 역사학자들이 있다.

하지만 헨리 8세는 욕망으로 가득한 냉혈한 살인자이자 배신을 일삼는 폭군에 지나지 않는다. 잉글랜드를 가톨릭에서 분리시킴으로써 잉글랜드 역사의 큰 흐름을 바꾸었지만 그것은 국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나이 든 부인이 싫증 나면 젊고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부인을 斬首시켰고

대신들마저도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무참히 죽이고 재산까지 몰수했다.

그 어떤 훌륭한 업적으로도 그들의 악행이 상쇄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영국과 한국에서는 이런 포악한 군주들에 대한 배움을 강요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드라마, 영화 등으로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왜 한국인들과 영국인들이 좀 더 덕망 있는 군주에 집착하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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