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졌다.등줄기를 훅훅 볶아대던 땡볕 기세가 사그라지자 집안에 땅거미가찾아들었다.아버지께서 안마당에 모기쑥 한 무더기 쌓아놓고 불을붙이자 무수히 작은 불빛이 반짝거렸다.양이 많아 대접에 짜놓았던젖빛같은 , 섶사냥이라도 하는 듯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매케한 연기에 싸여가는 초가집을 나는 바라보고 있었다.안반에 반죽을 밀어 애호박 꾸미로 칼국수를 먹은 가족들은 바람이조금씩 일어나는 마당으로 나왔다.막냇동생이 젖꼭지를 빼더니 잠이 들엇다. 어머니는 종이부채를 팔이떨어지게 부쳐대는 옆에서 庶(서)할머니는 이야깃주머니를 풀러 놓는다.그 통에 식구들의 눈에 졸음이 역력해졌다.늘 하시는 얘기는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황희정승 이야기였다.시누이 여덟이 있는 집으로 시집온 우리 올캐는 자식 다섯 키우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