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漢字로 보는 중국] [26] 여자 황제가 없는 이유
꿇어앉은 여인(女)이 아들(子)을 바라보는 모습의 글자가 있다.
‘좋다’ ‘좋아하다’는 새김의 글자 호(好)다.
초기 꼴부터 바닥에 무릎을 꿇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한자 세계의 여성은 남성에 견줘 지위가 낮았다.
그로써 굳어진 여성에 대한 차별적 관념은 위 글자 ‘호’에서도 드러난다.
‘여성과 아들’의 조합이라는 점이 그렇다. 여인이 바라보는 대상을 딸로 형상화한 글자는 아예 없다.
설령 있었더라도, 그 새김은 ‘좋다’의 반대였을지 모른다.
그렇듯 여성성(女性性)은 한자 세계에서 줄곧 차별을 받았다.

그런 까닭에 여성의 ‘녀’가 부수(部首)로 등장하는 글자는 대개 불길하다.
사악한 관료를 일컫는 간신의 ‘간(奸)’이 우선 그렇다. 간악(奸惡), 간사(奸邪) 등의 조어가 따른다.
남성도 결코 여성에 못지않은 감정이지만, 질투(嫉妬)가 마치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것처럼
한자는 글자 모두를 ‘녀’의 부수로 적고 있다. 종놈과 종년이 다 있지만,
한자는 그 둘을 통칭해 노비(奴婢)로 적는다. 비천한 사람은 죄다 ‘녀’의 타이틀로 묶은 셈이다.
못된 짓인 요망(妖妄), 수상쩍음의 혐의(嫌疑)도 우선 여성의 그림자를 앞세운다.
아부를 일삼는 사람 영인(佞人)이나, 끝없이 욕심을 부리는 탐람(貪婪)이란 조어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항상 지독한 편견과 괄시에 시달리는 흐름이다.
중국 역사 속 무측천(武則天) 외에 여성 황제가 달리 없고,
현대 공산당 또한 완고한 가부장(家父長)식 권력 구조에 집착하는 점이
다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고 보인다.
참고 하나. 글자 ‘호’를 비즈니스에서 다룰 때는 신중해야 한다.
중국인도 물론 “하오(好)”라면서 긍정을 표시할 때가 많지만, 대개는 “일단 두고보자”는 뜻이다.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자세다.
섣불리 “오케이(Okay)”로 받아들이다 큰코 다친 한국인이 퍽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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