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장인가”…최저임금 주고도 최저임금 못 버는 점주
- 19시간 노동하는 1인 점주는 노동자인가 사장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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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6-07-15 22:54 | 수정 2026-07-16 15:03 | 발행일 2026-07-15
최저임금 1만700원 의결…자영업자 소득은 사각지대

한 편의점에서 점주가 냉장 진열대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세희 씨의 하루는 오전 6시 셔터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청소와 물류 검수,
진열대 정리를 마치면 계산대에 선다. 낮에는 상품을 발주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일일이 확인한다.
밤에 문을 닫고 정산을 마치면 새벽 1시를 넘긴다. 하루 노동시간은 19시간이다.
아르바이트생이 그만두면 일정은 멈춘다. '오늘까지만 하겠습니다'라는 문자 한 통을 끝으로 연락이 끊기는 경우도 있다.
빈자리는 오롯이 김씨의 몫이다.
김씨가 근로자였다면 하루 19시간 노동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그러나 김씨는 법이 규정한 '사용자'다.
근로자의 노동시간은 법으로 제한되지만, 자영업자의 노동시간을 정한 규정은 없다.
김씨는 "손님들은 나를 사장님이라 부르지만, 그 호칭을 들을 때마다 씁쓸하다"고 했다.
현행법은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하고 직원을 고용한 자영업자를 '사용자' 또는 '사업주'로 분류한다.
수만 명을 고용한 대기업과 아르바이트생 한두 명을 둔 동네 편의점이 같은 틀에 묶인다.
하지만 두 사업장의 여건은 다르다. 대기업에는 인사팀, 노무팀, 법무팀이 있다.
편의점 점주는 근로계약서 작성부터 주휴수당, 퇴직금, 4대 보험 관리까지 혼자 처리한다.
직원 한 명이 그만두면 점주가 야간근무를 서고, 하루 문을 닫으면 그날 매출이 사라진다.
규정을 지키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 김씨는 "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싶다"며
"그러나 규정은 복잡하고, 현실은 그것을 완벽히 이행할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원을 배려한 조치가 분쟁으로 이어지거나,
알지 못했던 규정 하나가 과태료나 행정처분으로 돌아오는 일도 있다고 했다.

김세희 세븐일레븐 대구 중리체육공원점 점주. 본인 제공
2027년 최저임금 협상은 마무리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시급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1만320원보다 380원, 3.7% 오른 금액이다.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법으로 보장된다. 그러나 그 임금을 지급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을 보장하는 규정은 없다. 한 달을 쉬지 않고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으로 생활하는 점주들이 있다. 직원 급여를 주기 위해 생활비를 줄이고, 폐업을 막기 위해 노후 자금을 꺼내거나 대출을 받는다.
김씨의 주장은 노동자 권리 축소가 아니다. 김씨는 "노동자의 권리 보호는 후퇴해서는 안 될 가치"라며 "현행 제도가 외면하고 있는 현실적 간극을 직시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영세 사업주의 생존은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며, 양측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씨는 오늘도 오전 6시 셔터를 올린다. 하루 19시간을 일하고 최저임금보다 적게 번다. 법이 정한 '사용자'의 책임은 그대로 남는다. 김씨는 물었다. "나는 정말 사장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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