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피스메이커, 저는 페이스메이커" 분위기 녹인 칭찬 외교
정상회담 풀어간 대화의 기술

25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지금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메시지 여파 속에서 시작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마무리됐다. 언론에 공개한 54분간의 소인수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며 상대를 추켜세웠다. 이어진 오찬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은 매우 좋은 사람이자 리더”라며 “당신이 키를 잡은 한국엔 굉장한 미래가 있을 것이다. 나는 항상 당신을 위해 여기 있다”는 친필 메시지를 써줬다. BBC는 “이 대통령이 매력 공세를 벌여, (트럼프와 언쟁하거나 면박을 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나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처럼 당하는 일을 피했다”며 “아부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낮 12시 40분쯤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주 앉은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는 말로 모두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오벌 오피스를 새로 꾸미고 있다는데 밝고 황금색으로 빛나는 게 정말 보기 좋다. 미국의 새로운 번영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빨간 넥타이와 비슷한 붉은 넥타이로 색조를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 ‘트루스소셜’ 글과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이 대통령 취임 후 출범한 내란 특검 등의 압수 수색을 문제 삼았다. 정상회담 시작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지난달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 합의를 재협상하고 싶어 한다고 들었는데 상관없다. 그런다고 한국이 무엇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던데, 아주 훌륭하게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또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여러 곳의 전쟁이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로 휴전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 세계 지도자 중에 전 세계 평화 문제에 이렇게 관심 가지고 실제로 성과를 낸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 달라며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거기서 저도 골프도 칠 수 있게 해 주시고”라고 말하자, 입꼬리가 슬슬 올라가던 트럼프 대통령이 활짝 웃었다. 이 대통령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발언을 마무리하자, 트럼프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이후 회담은 대체로 순조로웠다. 업무 오찬에서 두 정상은 과거 암살 시도를 당한 일, 골프 얘기 등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와 ‘칭찬’에 약하고 노벨 평화상을 타고 싶어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당신(트럼프)이 살아남은 것은 신이 세계 평화를 위해 내려주신 선물”이라고 말해 무난하게 미·일 정상회담을 마쳤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의견을 반박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감사할 줄 모른다는 면박을 들었고, 최근 다시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는 10번 이상 감사 표현을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방문해 “우리 참모들 사이에선 젤렌스키와 트럼프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왔다”며 “저는 그러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거래의 기술’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결과는 아주 좋았다. 모든 사람이 저한테 ‘인내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규연 홍보수석도 “인간 트럼프를 철저하게 분석해 대비해 왔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고, 트럼프 취향대로 백악관 내부 장식이 바뀐 점도 미리 확인해 뒀다가 언급했다”고 밝혔다. 또 “피스메이커는 트럼프가 가장 듣기 좋아하는 표현”이라고 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핫라인’을 갖추고자 강훈식 비서실장을 합류시킨 일도 도움이 됐다. 강 실장은 회담 시작 2시간여 전부터 40분간 와일스 실장과 회담했다. 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글과 특검 수사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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