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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치매 (글: 박 도 영)

한문역사 2025. 9. 14. 11:20

희고  곱던  그 얼굴에

검버섯이  피어나고

칙칙한  겨울  골짜기엔   찬  서리만 쌓입니다.

 

똘망똘망 맑고 총명하던  그 정신은

시간 속에 흐려져  안개 속에 묻혀

흘러만  갑니다.

 

버거운  삶의  무게   어깨에  메고

산과 들로 쫓아 다니던 

튼튼하고 용맹스러웠던 

그  육신은  세월  속에 짓눌려

고목이 되셨습니다.

 

근데  잊지 않으셨습니다.

시집살이하시던   일

시부모,시동생,   무명치마  바지저고리

잿물에 깨끗하게 빨아 널면 

마당으로 하나 가득  펄럭펄럭

한숨  소리, 하얀 눈물,  흘리던 일.

 

부엉이  우는 밤

다듬이  소리에 깊은 시름 달래며

무거운 눈꺼풀 바느질 찔리면 

아린 손 움켜잡고 또 하루를 살아내야 했던 일 

장남한테 시집와서 딸만 많이 낳는다고 

눈물보따리 가라 하시던 호랑이 같던 시어머니.

 

 (2025-9-13.11:20분 요책 본훈 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