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필향만리’
往者不可諫 來者猶可追(왕자불가간 래자유가추)
중앙일보
입력 2025.12.11 00:06
업데이트 2025.12.11 09:15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숨어 사는 은자(隱者)들은 더러 미치광이 행세도 한다.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 접여(接輿)가 대표적 사례이다. 접여는 어느 날 공자의
수레 앞을 지나면서 큰소리로 노래 불렀다.
“봉(鳳)이여, 봉이여! 나타나지 않는 봉새여!
어찌 그리도 덕이 쇠했단 말인가?
지난 일은 따져 말할 필요가 없고, 다가오는 일은 오히려 쫓아갈 수 있나니….
오늘날 정치에 종사한다는 것은 위험할 따름이다.”
노래의 의미를 알아차린 공자가 마차에서 내려 그와 얘기를 나누려 했으나
그는 잰걸음으로 자리를 피해 버렸다.
往: 지날 왕, 諫: 아뢸 간, 猶: 오히려 유, 追: 쫓을 추.
지난 일은 따져 말할 필요 없고 다가오는 일은 그래도 쫓아갈 수 있나니. 34x73㎝.
김병기 '필향만리' 다른 기사
이전 [김병기 ‘필향만리’] 三日不朝 孔子行(삼일부조 공자행)
봉(鳳)새는 덕이 있는 훌륭한 왕이 나타날 조짐을 알리는 새이니 봉새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곧 덕이 있는 왕이 나타날 조짐이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공자는 덕을 갖춘 왕을 찾아 주유하고 있으니 접여의 눈에는 그게 안타깝게 보였다. 그래서 “아서라, 그만두시오! 지난 일은 접어두고 이제라도 새 길을 찾아가시오!”라는 의미의 충고를 남기고 떠나버린 것이다.
뜻을 알아주지 못하는 왕은 도울 방법이 없다. 왕의 자리를 누리는 데에만 혈안인 사람에게 바른말을 했다가는 오히려 다치기 십상이다. 1년 전 우리에게 접여처럼 다치기 전에 물러나라고 말하는 현자가 한 사람만 있었더라도….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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