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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할머니: 김영옥

한문역사 2026. 1. 14. 20:18

힙 할머니’ 김영옥

하남현2026. 1. 14. 00:06
 
최고령 여배우 김영옥이 자신과 닮은 ‘힙 할머니’ 역으로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사진 수컴퍼니]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붙들고 있어요.”

1938년생인 김영옥은 88번째 생일(1월 6일)이 갓 지난 9일 연극 ‘노인의 꿈’ 개막 공연에 섰다. 김영옥은 13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겁이 많이 났고 많이 망설이기도 했지만,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운 만원사례를 보고 관객의 열정에 깜짝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1957년 연극 ‘원숭이손’으로 데뷔한 김영옥은 드라마와 영화·연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역 최고령 여배우’ 수식어를 단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자신의 이름을 달아 개설한 유튜브 채널은 벌써 구독자가 8만5000여 명이다.

‘노인의 꿈’은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삶에 스며들게 된 중년 여성 ‘봄희’와 할머니 ‘춘애’의 이야기를 통해 고령화 시대에 잃어버린 꿈의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연극 ‘노인의 꿈’은 중년 여성 ‘봄희’(왼쪽·하희라)와 김영옥이 연기한 할머니 ‘춘애’가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통해 고령화 시대 꿈의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사진 수컴퍼니]

김영옥은 이번 작품에서 춘애를 연기한다. 그가 “바로 나를 말하는 것 같은 캐릭터”라고 설명한 춘애는 나이를 신경 쓰지 않고 감정에 솔직하며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힙(hip) 할머니’다. 그도 지난 2016년 JTBC 예능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에서 래퍼로 변신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때 얻은 별명이 ‘할미넴’(할머니+에미넴)이다. 또 지난 연말에는 KBS2 ‘더 시즌즈-10CM의 쓰담쓰담’ 송년 특집에 출연해 거의 60살 아래인 가수 정승환과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소화했다.

그에게 ‘노인의 꿈’은 지난 2017년 ‘불효자를 웁니다’ 이후 9년 만의 연극 무대다. 자주 출연하진 못하지만 그에게 연극은 각별한 존재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극은 돈이 안 되지만, 돈보다 중요한 걸 가르쳐준다. 무대에서 호흡과 조절, 감성, 관객과 직접 만나는 법을 배운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작품 무대와 연습장에서도 김영옥의 에너지는 차고 넘친다는 게 제작진과 출연진의 전언이다. 김영옥은 지난해 10월부터 이 작품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3개월간 거의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연습했는데 김영옥은 “연습 시간을 더 잡아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영옥은 “연습 과정이 재밌었다”며 “체력 관리를 위해 챙겨 먹는 것이 있기는 한데 오늘은 김용림에게 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개막이 한 달 넘게 남았을 때 대사를 이미 다 외우셨다”며 “앞장서서 후배 배우들을 이끌며 현장의 활기를 더했다”고 말했다.

김영옥과 함께 김용림(85)과 손숙(81)이 춘애를 맡아 월요일을 제외하고 사흘에 한 번씩 번갈아 무대에 선다. 주말에는 오후 2시, 6시 공연을 모두 소화한다. 토요일인 오는 17일 김영옥의 2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김용림은 “이 언니(김영옥)가 나보다 훨씬 건강하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영옥은 ‘국민 할머니’로도 통한다. 오래도록 할머니 연기를 선보여서다. 그는 “28살 때부터 노인 연기를 했지만 그 당시에도 부끄러운 건 없었다”며 “이제 내 나이에 내 상황에서 노인을 연기하는 이 작품은 바로 나를 말하는 것 같다. 나 스스로 스며든 느낌”이라고 했다.

오는 3월 22일까지 ‘노인의 꿈’을 연기할 그에게 그 자신의 꿈을 물었다. 그는 “별다른 꿈은 없고 물 흐르듯이 살아간다”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