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중앙일보
입력 2026.03.20 00:06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장한가(長恨歌)’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그린 한시다.
시인은 사랑을 눈과 날개가 하나뿐이어서 암수가 함께해야 날 수 있는 새(비익조)와
두 개의 나무에서 나와 하나가 된 나뭇가지(연리지)에 빗댔다.
그런 시인이 시심 솟는 봄날을 놔둘 리 없다.
시인은 한시 ‘춘풍(春風)’에서 봄날을 이렇게 노래했다.
“봄바람에 정원의 매화가 먼저 피고(春風先發苑中梅)/
앵두꽃 살구꽃 복사꽃 자두꽃이 그 다음에 핀다(櫻杏桃李次第開)/ (…).”
안도현 시인은 시 ‘스며드는 것’에서는 간장 속 꽃게의 모성애를,
‘너에게 묻는다’에서는 타버린 연탄재의 열정을 포착했다.
그런 시인 또한 시심 돋는 봄날을 지나칠 리 없다.
시 ‘순서’에서 봄날을 이렇게 그렸다.
“맨 처음 마당 가에/ 매화가/ 혼자서 꽃을 피우더니//
마을회관 앞에서/ 산수유나무가/ 노란 기침을 해 댄다 //
그 다음에는/ 밭둑의 조팝나무가/ (…) /
/ 그 다음에는/ 재 너머 사과밭 사과나무가/ (…) //
사과밭 울타리 탱자꽃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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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년 간극에도 두 시인은 비슷한 데에 주목했다. 개화 순서다.
봄을 기다리는 건 실상 봄꽃을 기다리는 거다.
기다리지 못해 노란 복수초를 찾아 눈밭을 뒤지는 이도 있다.
짓궂은 계절은 때론 봄꽃을 시샘해 눈꽃을 피운다.
지난 2017년, 20대 초반 청년 7명은
“허공을 떠도는 작은 먼지처럼 날리는 눈”이라며
“그리움이 얼마나 내려야 봄날이 올까”라고 노래했다.
방탄소년단(BTS)의 스페셜앨범 ‘YOU NEVER WALK ALONE’의 타이틀곡 ‘봄날’에서다.
이젠 멤버 대부분 30대인 BTS가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복귀공연을 한다. 4년 만에 멤버가 다 모이는 이른바 ‘완전체’ 공연이다. ‘봄날’ 이후 9년간 이들은 월드 스타로 발돋움했다. 또 병역 혜택 부여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무색하게 군 복무까지 마쳤다. “벚꽃이 피나봐요 이 겨울도 끝이 나요 (…) 조금만 기다리면 며칠 밤만 더 새우면 만나러 갈게 데리러 갈게.” 피어나길 기다린 가사 속 벚꽃처럼 손꼽아 기다린 BTS가 봄날에 온다.
장혜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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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만에 더 쉽게 이해하기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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