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테고리2

미국 총기 소유의 뿌리

한문역사 2026. 4. 16. 20:43

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62] 미국 총기 소유의 뿌리

입력 2026.04.15. 23:39
나는 지금 2007년 4월 16일 미국 버지니아주 블랙버그 버지니아 공대 캠퍼스 안에 있다.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각, 이곳은 지옥이 쓸고 지나간 느낌이다.
이 대학 영어영문학과 4학년 재학생이자 대한민국 국적 미국 영주권자 조승희(23세 남성)가
총기로 174발을 난사, 32명(학생 27명, 교수 5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다쳤다.

형식상으로는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사람을 사살하는 사냥이었고,

내용상으로는 과거에 타인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그 가해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전이(轉移) 보복하는 정신병리학적 범죄였다.

사망자들 중 28명이 머리에 조준된 총탄을 맞았고,

사망자 전원이 3발 이상의 피격을 당했으니,

제 마음 속 악령들을 향한 조승희의 증오가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간다.

 

오전 7시 15분 시작된 첫 총격과 두 번째 총격 시작 사이의 약 2시간 공백 동안

조승희는 우체국으로 가서 NBC 방송국에 자신의 선언문과 사진, 동영상이 담긴

소포를 발송했다. 조승희는 어린 시절 이민 후 극심한 선택적 함구증과 대인기피증을 앓았다.

그는 NBC에 보낸 영상에서 부유층과 기득권을 향한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정의의 상처 입은 심판자’를 자처했다. 사실 이 사건의 사망자는 33명이라야 맞다.

총질을 다 마친 조승희가 마지막 총구를 자신에게 겨누고 쐈기 때문이다.

이런 ‘증오 총기 범죄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할 때마다, 미국 사회를 끔찍하게만

매도하는 사람이 많다. 한데, 만약 한국에서 총기 소지가 합법이었다면?

미국에서만큼 사회가 유지될 수 있었을까? 총기 없이 언어만으로도 사람을 병들게 하고

죽이는 사회가 더 끔찍한 건 아닐까? 수정헌법 제2조에서 보장하는 미국인의 총기 소유는

절대악으로만 몰아가기에는 ‘간단치 않은’ 근본이 있다.

건국 독립전쟁 민병대의 전통과, 자신의 무기로 무장한 시민이 공화국의 주인이며

진정한 공화(共和)란 완벽한 독립자들의 모임이라는 게

미합중국의 ‘적극적 공화주의’ 정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