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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장 열어보니. 6070이 4050보다 팔팔.

한문역사 2026. 4. 26. 12:24

 

체력장 열어보니… 6070이 4050보다 팔팔

노년 즐기는 '웰에이징' 열풍
근력·심폐지구력·유연성 등 측정... 60·70대가 가장 우수한 평가 받아
"오래 일하면서 즐겁게 늙고 싶어"... 꾸준히 운동하고 소개팅 나가기도

입력 2026.04.25. 05:00업데이트 2026.04.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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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체력장’을 찾은 60대들. 홍선표(왼쪽 사진)씨가 악력기로 손아귀 힘을 측정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나무 상자 위를 오르내리며 심폐 지구력을 측정하는 모습. /장련성 기자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체력인증센터 ‘서울체력장’. 시민 누구나 들러 자기 체력을 측정하고 운동이나 식단을 처방받을 수 있는 곳이다. 60대 5명이 심폐 지구력을 측정하기 위해 높이 30㎝ 나무 상자 위를 오르내렸다. 5명 모두 3분 내내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진짜 60대 맞으세요? 나이 속이신 거 아니죠?” 운동 지도사 남다빈(26)씨가 묻자 “아니 이제 곧 손주 본다니까” “주말마다 북한산 다니는데 이 정도는 껌이지” 소리가 나왔다. 옆에선 60·70대 2명이 악력기를 쥐고 손아귀 힘을 재고 있었다. “아이고 어르신들 힘이 장사야. 20대보다 더 세신데요!” 체력장 직원들이 놀라 웃었다.

이날 센터를 찾은 시민은 46명. 그중 29명(63%)이 60·70대였다. 대부분 나이보다 열 살은 어려 보이고 힘도 셌다. 평소 주민센터나 동호회 등에서 탁구, 요가, 파크골프 등을 꾸준히 한다고 했다.

 

◇6070이 4050보다 체력 좋아

서울시가 작년 12월부터 3개월간 서울체력장을 찾은 시민 1만1230명의 체력 측정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60·70대 이상 노년의 체력 수준이 40·50대 중년보다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체력장에선 근력, 심폐 지구력, 유연성 등을 측정해 1~6등급으로 나누는데 1~3등급 비율이 70대 이상은 52.9%, 60대는 48.2%였다. 반면 40대는 26%, 50대는 29.8%에 그쳤다. 눈에 띄는 건 근력이었다. 평균 상대 악력(체중 대비 손아귀 힘)이 60대는 51.5㎏, 70대 이상은 48.7㎏으로 40대(47.9㎏)·50대(47.8㎏)보다 셌다. 체력장 관계자는

“근력은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 자연 감소한다”며

“건강과 체력에 관심이 많은 노년층은 등산과 걷기 등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반면,

중년층은 일과 육아 등으로 운동량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유연성은 중년이 노년보다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 사는 건 기본” ‘웰에이징’ 바람

건강 전문가들은 요즘 노년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웰에이징(well-aging·건강하게 나이 들기)’ 바람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웰에이징은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활기찬 노년을 즐기는 생활 방식을 말한다.

 

이날 체력장에서 만난 60·70대도 “요즘엔 오래 사는 건 기본이고 건강하고 즐겁게 잘 늙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홍선표(67)씨는 재작년 대학에서 정년 퇴직한 뒤 충남 천안의 한 연구소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홍씨는 “앞으로 75세까지는 현역으로 일하고 싶다”며 “주민센터에서 근력 운동 수업도 듣고 있다”고 했다. 공인중개사 윤진희(65)씨는 “요즘은 정년이 따로 없는 세상”이라며 “사회생활 하려면 부지런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윤씨는 최근 요가도 시작했다고 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4.5세다. 퇴직한 이후에도 20년을 더 살아야 한다.

◇6070도 소개팅... 건강 인프라도 늘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에는 65세 이상 남녀 38명이 참가했다. 노년층을 위해 종로구가 연 소개팅 이벤트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73.5세. 최고령 참가자는 85세였다. 참가자들은 주로 건강 관리 요령, 즐겨 하는 운동을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다. 이날 최종 7커플이 탄생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2024년 시험 삼아 시작했는데 인기가 많다”며 “올해는 참가 경쟁률이 3대1이었다”고 했다.

염영선 백석문화대 간호학과 교수는 “60·70대는 ‘베이비붐’ 세대로 이전 세대보다 생활력이 강하고 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욕구가 크다”며 “스스로 젊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건강 관리 앱 ‘손목닥터9988’도 이용자 3명 중 1명이 60대 이상이다.

손목닥터9988은 하루 8000보를 걸으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건강 프로젝트다.

서울시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까지 활용하는 적극적인 노년층이 많다는 뜻”이라고 했다.

서울체력장은 작년 12월 문을 연 지 3개월 만에 이용자 1만명을 넘겼다. 서울시는 현재 19곳인 체력장을 올 연말까지 5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공지능(AI) 트레이너가 체력 수준에 맞는 운동을 가르쳐주는 ‘스마트 서울체력장’도 올 하반기 시범 운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웰에이징 트렌드에 맞춰 시민들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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