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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잇는 아침 326.달밤

한문역사 2026. 5. 1. 10:51

시조가 있는 아침] (326) 달밤

2026. 4. 30. 00:05
 
유자효 시인

달밤
이호우(1912∼1970)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낮익은 풍경이되 달 아래 고쳐 보니
돌아올 기약 없는 먼 길이나 떠나온 듯
뒤지는 들과 산들이 돌아돌아 뵙니다

 

아득히 그림 속에 정화된 초가집들
할머니 조웅전에 잠들던 그날밤도
할버진 율 지으시고 달이 밝았더니다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온 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차라리 외로울망정 이 밤 더디 새소서


-개화(태학사)

전통은 아름답다
1940년 가람 이병기가 ‘문장’에 추천한 이 작품은 전통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다.

할머니는 『조웅전(趙雄傳)』을 읽다 잠이 드시고,

할아버지는 한시를 지으며 밤을 새우시는 달밤.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기면 뒤로 물러나는 들과 산들이 돌아돌아 보인다.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끌어안아야 하리.

유자효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