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328) 주시경 선생의 무덤
중앙일보
입력 2026.05.14 00:02
유자효 시인
주시경 선생의 무덤
이병기(1891∼1968)
해마다 이곳에도 봄은 돌아오지마는
벌건 모래 비알 풀 한잎 아니 나고
서글픈 개구리 소리 재를 넘어 들리오
한손에 모래알을 움켰다 뿌려도 보다
고개를 숙이고 잠자코 서서도 보다
발밑에 엉기어 드는 개미를 놀리오
해마다 봄은 와도 풀 한 잎 아니 나고
표를 하여 세운 돌 한 개 있고없고
남기어 주신 그 뜻을 맘 새겨 두리라
-수선화(태학사)
아, 선생님!
현대시조의 아버지 가람 이병기가 현대 한글의 창시자 한힌샘 주시경 선생의 무덤을 찾아 애도하고 있다. 20세기 초 한국어의 최고 권위자였던 주시경은 37세의 아까운 나이에 급서했다. 선생의 유해가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장되기 전, 모래 비탈의 묘소를 찾은 제자가 스승의 유지를 추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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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스승의 날, 스승이 아니었으면 어찌 내가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었겠는가?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다.
프랑스시인협회(회장 쟝-샤를 도르주)는 불어로 시조 짓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이병기상과 유성규상을 제정하였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이로써 우리의 전통시 시조는 영어권에 이어 불어권에도 본격 진출하게 되었다.
유자효 시인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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