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漢字로 보는 중국] [21] 혁신의 가면을 쓴 '황제 정치'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현상에 따라붙는 한자로는 ‘신(新)’이 있다.
도끼 등으로 막 쪼갠 나무의 상태를 가리킨다는 설명이 있다.
“나날이, 또 새로워지라”는 권유의 성어 표현이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이다.
그 새로움의 지향이 만들어낸 단어가 제법 많다. 쇄신(刷新)과 경신(更新) 등이
우선 그렇다. 무엇인가를 긁거나 씻어내서 완연히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쇄신’, 옛것을 엎고 새로움을 이루는 일이 ‘경신’이다.

혁신(革新)도 그 하나인데, 가죽을 가리키는 혁(革)이 있어 이채롭다.
동물의 표피를 벗겨 무두질해 만들어낸 피혁은 본래의 것과는 매우 딴판이다.
그렇듯 아주 달라지는 일이 ‘혁신’이다. 사회의 체제를 몽땅 뒤집어버린다면
곧 혁명(革命)이다. 유교에서 일컫는 이른바 ‘천명(天命)’을 뒤집는 행위라고도 설명한다.
체제의 전복(顚覆)을 이르는 정치적인 용어다.
그렇게 깨부수는 행위가 곧 혁파(革罷)요 혁제(革除)다.
중국 공산당은 2000년 훌쩍 넘는 옛 왕조의 전통을 ‘혁파’했던 혁명적 정치 집단이다.
국가를 이끄는 주체로서 과거의 왕조 유산을 관리하며 보존하지만, 정치적 활용에는
매우 조심스럽다. 그러나 요즘은 어딘가 퍽 달라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방중했을 때는
明代와 淸代 皇宮인 자금성(紫禁城) 복판 황제의 축선(軸線)을 열었다.
이어 올해 트럼프 방문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그와 함께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천단(天壇)을 거닐었다.
일부 첨단 산업에서는 늘 혁신을 꿈꾸는 중국이다.
그러나 정치 체제의 완고함은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옛 황제의 앞마당을 거닐고,
그 흉내 내기에 골몰하며 1인 권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동작이 빈번해진다.
산업의 새로움과는 전혀 다른 구태의 답습이다.
굳이 성어 표현을 빌자면 일일구우일구(日日舊又日舊)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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