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병선의 나는 오지인이다
하루 274명… 1억 내고 구입하는 '에베레스트 정복'의 쓴 맛
입력 2026.05.30. 03:00업데이트 2026.05.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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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등정회사가 점령한 '도전'
힘빠지면 셰르파들이 부축해 등반
연일 '일일 최다 등정' 기록
지난 5월 20일, 에베레스트 정상에는 이상한 장관이 펼쳐졌다. 하루 동안 274명이 세계 최고봉에 올랐다. 인류 등반사에서 보기 어려운 숫자였다. 기록만 놓고 보면 산악사의 축제였다. 그러나 그 숫자 뒤에는 오늘의 에베레스트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불편한 풍경이 숨어 있었다. 산은 그대로인데, 산을 오르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 에베레스트 원정은 탐험에 가까웠다. 길을 찾고, 짐을 나르고, 날씨를 읽고, 자신의 몸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해야 했다. 정상이 목적이었지만, 정상에 이르는 과정 자체가 등반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길은 미리 깔리고, 로프는 설치되며, 산소가 공급된다. 캠프와 식사, 셰르파 배치까지 상품 구성표 안에 들어간다. 에베레스트는 더 이상 소수 산악인의 고독한 전장이 아니라, 거대한 고산 관광 산업 무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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