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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만물상)월드컵 視聽

한문역사 2026. 6. 19. 06:16

만물상] 월드컵 시청

입력 2026.06.17. 20:33업데이트 2026.06.18. 13:59
우리나라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스포츠 행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전이었다.
지상파 3사 합산 시청률이 무려 74.7%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고 추억으로 2002년 월드컵 폴란드전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합산 시청률은 74.1%로 벨기에전보다 약간 낮았지만,
당시 전국을 뒤덮은 거리 응원 열기를 감안하면 실제 시청 규모는 사상 최대일 것이다.
이 경기 최고 순간 시청률은 경기 종료 4분 전 86.3%까지 치솟았다.

▶중년층 이상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경기로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가 있다.

당시 우루과이와 8강전에서 김종부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신연호가 결승골로 연결해 사상 최초로 4강 신화를 쓰자 전국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그때는 TV가 없는 교실이 많았다. 그래서 학생 집 TV를 학교로 가져와 연결해 보기도 했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라디오를 켜놓고 아나운서 목소리에 주먹을 흔들고 함성을 질렀다.

그때는 선생님들이 흔쾌히 단체 시청을 허락했다.

 

▶체코전이 열린 지난 12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은

학생들 성화에 교실 TV를 켜지 않을 수 없었다. “제발 보여주세요”라는 학생들 호소를

계속 외면했지만 4교시 10분 정도 남기고 황인범이 동점골을 넣을 때 사방에서

함성 소리가 들리자 도저히 안 보여줄 수 없었다. 경북의 한 고교에서는 교장이

수업 시간에 월드컵 시청을 허용한 교사를 문제 삼으려 하자

재학생이 성명문을 내며 항의하기도 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시차 때문에 한국 대표팀의 남은

예선 경기(19일·25일)도 핵심 근무 시간인 오전 10시 시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수원 본사 각 건물의 로비와 강당에서 월드컵을 중계했다.

업무 지장이 없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시청하라는 것이다.

LG그룹은 여의도 LG트윈타워의 지하를 단체 관람석으로 개방했다.

현대차그룹은 단체 관람 계획 없이 ‘원칙’을 지켰다. 광화문의 한 회사는

19일 오전 10시 30분이던 아침 회의 시간을 1시간 앞당기기로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누적 시청자가 50억명에 이른 것으로 FIFA는 추산했다.

이 정도면 전 세계인이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의식이나 다름없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중년이 됐을 때도 체코전이나 멕시코전 혹은 다른 명승부를

추억하게 될 것이다. 그때 선생님이 TV를 켜주었는지도 얘깃거리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일러스트=김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