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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다고 말하니 더욱 예쁘다.

한문역사 2026. 6. 30. 16:06

이쁘다고 말하니 더욱 예쁘다
중앙일보
입력 2026.06.30 00:04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 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나태주 시 ‘사랑에 답함’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쉽고 따듯하게 읽히는 시가 바로 나태주다. 

여든한 살 현역인 그가 새 시집 『이쁘다고 말하니 더욱 예쁘다』를 펴냈다.

 특유의 ‘예쁘고 착한’ 시들을 한데 모았다.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

좋아할 수 있다.”(‘내가 너를’)

노시인은 ‘잠들기 전 기도’를 이렇게 했다. 

하나님/ 오늘도 하루/ 잘 살고 죽습니다/ 내일 아침 잊지 말고/ 깨워 주십시오.

” 어쩐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는 일’은 가급적 길게 옮겨본다.

문장으로 읽는 책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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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먼저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두어 시간/

 땀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할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나랫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고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도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2. 세상에 나를 던져 보기로 한다/ 

한 시간이나 두 시간/ 

퇴근 버스를 놓친 날 아예/ 

다음 차 기다리는 일을 포기해 버리고/ 

길바닥에 나를 놓아 버리기로 한다// 

누가 나를 주워가 줄 것인가?(중략)// 

한 시간이나 두 시간/ 시험 삼아 나는 세상 한복판에/ 

나를 던져 보기로 한다// 

나는 달리는 차들이 비껴가는/ 

길바닥의 작은 돌멩이.”

양성희 문화칼럼니스트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