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2집

아버지, 너무 그립습니다 (23.6.9)

한문역사 2023. 6. 9. 22:20

아버지께선 너무 불행한 시대에 태어 나셨습니다 (1926년생)

日帝 강점기 시대에 4남2녀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시어 

아홉살에 어머니를 , 열아홉살엔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그해 곧장 일제의 강제징용에 끌려나가 

배타고 일본땅에 가서  구사일생으로 살아서 해방이 

되고나서 배타고 귀국길에 오르시어 고향집에 돌아

오셨다고 생전에 말씀하셨습니다 (1945년 20살)

5년 뒤 한국전쟁이 일어나서 대구 큰형집으로 피난살이

하던 중 또다시 강제징병을 당하여 대구남산학교에서 

총쏘는 훈련만 받으시고는 격전지 영천신녕 전쟁터로 

곧장 참전하여 또 다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서는

(국군 6사단2연대)

평안북도 덕천전투에서 중공군에 밀려 후퇴하던 중

개성전투에서 그만 폭설과 혹한으로 인하여 손과 발에

생인손과 동상을 심하게  입으시고 

마산 제1육군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받고 나서 이듬해

5월1일 의병제대를 해서 집으로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

아버지, 오늘따라 유달리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불현듯이 

솟구칩니다 .63년이 지난 이 아들 초교2학년때 받아 온 산수책.

비료포대지로 책겉풀 입힌 겉표지에 철필(펜)에 잉크찍어  쓴 

산수 2-1 구본훈 라고 쓰인 아버지의 필적을 꺼내서 봅니다 

또 이 아들 4학년때 처음으로 앉은책상을 사다 주셨습니다 

이때 또 저에게 사전을  한 권 선물해 주셨습니다 (1962년도)

국어와 역사,한자가 들어있는 사전이었습니다  .

우리집 큰방 선반위에는 공부하는데 필요한 공책등 학용품을 

항상 넉넉하게 사다놓으셨습니다.

이게 좋은인연이 되어 지금 아들의 인터넷 닉네임이 한문역사이고

제 아호를 책을 좋아한다는 뜻인 樂冊(요책)으로 지었습니다

작년엔  그간 즐겨 써 온 생활한시 170여 수(首) 와

1966년 1월1일부터 57년을 써 오는  일기장을 선별하여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이라 책 제목한 아들의 칠순기념 문집을

발간하여 조부모님 ,부모님, 산소에 갖고가서 告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개인택시를 19년차 무사고운전하며  큰장네거리를 우회전

할때에 옆골목길을 자주 봅니다  그옛날 겨울, 아버지 손에 이끌려 

소고기국밥을 맛있게 점심먹던 일을 회상해봅니다 

저는 아직 아들손 이끌고  그곳을 못갔습니다  .

어버지, 증손자 건우가 작년8월 초교1학년때 한자8급시험에 

만점합격을 하고 올해 2월에  한자7급시험에  또 만점합격을 

하여 제가 상장도 만들고 상금도 10만원을 함께 주었습니다 

이 모두가 다 아버지의 음덕(蔭德)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 48년전 이 아들 전방에서 군생활 할 적에 보내주신 편지글을 

편지봉투와 함께 6통이나 코팅처리하여 서랍안에 넣어두고 

부모님 생각이 날 때마다 꺼내서 읽어보곤 한답니다 

엊그제도 처와 함께 6월달 초순이라 생전에 잘 드셨던 닭고기를 

요리한 교촌치킨을 주문하여 갖고 선산으로 가서 조부모님 묘소부터 

찾아뵙고 상석위에 올려드린뒤 부모님 상석에 또 올리고나서  

파란잔디 속에 돋아난 잡초를 뽑아내고 인사드리고 내려옵니다 

올봄엔  묘역 올라가는 비탈길을 둘래길 포장재로  포장까지 해 놓아서 

 지난  5월초순엔  증손자(9살) 증손녀(4살)와 손자,손부까지 6식구가 

함께 선산에 가서 성묘도 하고 놀다 옵니다 

아버지, 이 아들 생시에 불효한 일만 자꾸 생각이 나고 합니다.

생시에 부자간에 아름다운 일은 못해드리고 가슴아픈 일만 남게 해서

그땐 이 아들 정말 철이 없어도 너무 없었습니다 

정말 죄송스럽고 한없이 두 손 모아 사죄하고 빌 뿐입니다.

추운 겨울철,  새벽이면 방 아랫목에 溫氣가 없으면 이 자식  추울까봐

밖에 나가서 아궁이에다 짚단에 불을 붙여 군불을 때시곤 했습니다. 

또 겨울철 땔감이 부족할까봐 동네 밤숲에서 밤나무잎을 끌어

나뭇단을 묶어실때 떨어져있는 밤알을 주워모아서는

집에 갖고오셔서  이 아들 먹으라고 구워서 건네 주셨습니다. 

 

  피장무법생양반(彼丈無法生兩班)이라고 :저 어른은 법 없이도 사실 양반 :

이란 뜻의 생활한시를 아버지 생전의 일이 생각나서 얼마전에  7언30구

생활한시를   써 보곤 했습니다 

1979년 추석날 저녁, 54세로 돌아가시기 전에  남은가족들 편히 살으라고

새 집을 지으실 때 큰 수술까지

한  육신을 이끌고 버스타고 또는 걸으다니시며 군청으로 설계소며 어떻게

그런 일을 다 하셨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요즘같이 차몰고 다니면서 일을해도 힘들텐데 이 아들 머리숙여 집니다  

아버지, 넘넘 보고싶고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그 은혜 잊지않고 

늘 기억하면서 살겠습니다 好緣不忘常憶生(호연불망상억생)이라고 

아버지와 저의 좋은 인연 잊지않고 항상 추억하면서 잘 살겠습니다.

올해  초교 2학년인 이제  9살 된  증손자  건우가 지난 9월에 

한자 6급시험에  무난히 또 합격했습니다 .

아버지, 엄마와 함게 기뻐해 주십시요 

이 아들의 유전인자가 증손자에게 전해졌는가 봅니다 

상장과 상금 100,000원도 준비해 놓고 오늘 여기에 오면 주려고 합니다. 

아버지. 다음에 또 희소식 전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요.  

              2023. 9. 28 추석전날,아들 올림 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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