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의 투,타 겸업 二刀類

663일 만에 돌아온 '이도류'

오타니, 다저스 첫 투타 겸업 경기

양승수 기자

입력 2025.06.18. 01:38업데이트 2025.06.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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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에서 뛰는 오타니 쇼헤이가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서 선발투수 겸 1번 타자로 출전한 모습. 투수로 1이닝을 소화한 오타니(왼쪽)는 최고 161km 속구를 던졌다. 타석에선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로이터 AFP 연합뉴스

오타니가 드디어 두 번째 칼을 빼들었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는 17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서 올 시즌 첫 투수로 나왔다. 선발투수 겸 1번 타자. ‘이도류(二刀流)’로 통하는 그의 투타 겸업은 2023년 8월 24일 이후 처음. 663일 만이다.

내셔널리그(NL) 선수가 선발투수와 리드오프(lead off·1번 타자)를 겸한 건 1901년 짐 존스, 1953년 앨빈 다크(이상 뉴욕 자이언츠)에 이어 세 번째다. 72년 만이다.

이날 그는 오랜만에 시범 가동하는 셈이라 몸 푸는 정도로만 던졌다. 1이닝 2피안타 1실점. 공 28개를 던졌다. 스위퍼(10개), 직구(9개), 싱커(8개), 스플리터(1개). 구속은 시속 161㎞. 녹슬지 않았다.

1회초 첫 타자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초구 시속 157㎞ 싱커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었다. 다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내줬다. 두 번째 타자 루이스 아라에즈에겐 폭투에 이어 중전 안타. 시속 161㎞ 강속구를 아라에즈가 잘 받아쳤다. 무사 1·3루 위기. 이어 3번 타자 매니 마차도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1실점. 후속 타자 개빈 시츠는 2루수 앞 땅볼, 다음 산더르 보가츠도 3루수 앞 땅볼로 잡아 마무리했다. 당초 1이닝만 소화하겠다고 예고한 오타니는 2회초 앤서니 반다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내려왔다.

타자로선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97에서 0.300(283타수 85안타)으로 상승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적시타를 연이어 터뜨렸다. 3회말 두 번째 타석, 0-1로 뒤진 2사 3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투수 딜런 시즈의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걷어냈다. 좌중간을 가르는 통쾌한 2루타로 연결되면서 동점 타점을 올렸다.

 

그래픽=양진경

다저스는 4회말 맥스 먼시, 토미 현수 에드먼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하며 다시 기회를 맞았다. 2사 1·2루에서 오타니는 시즈의 높게 들어온 시속 약 157.7㎞ 직구를 기술적으로 받아쳐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 안타로 다저스는 6-2로 완벽한 주도권을 잡으며 승리에 다가섰다.

오타니는 지난 2023년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 당시 2회 투구 도중 팔에 이상을 느껴 마운드를 내려갔고, 그해 9월 오른쪽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2025년 도쿄시리즈 개막전에서 이도류 복귀를 목표로 갖고 재활에 힘써왔다. 그러나 지난해 월드시리즈(WS)에서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하고 또다시 예상치 못한 수술을 받게 됐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가 투수로 등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타니는 “정말 기쁘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며 “야수로 나설 때보다 확실히 더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결과 자체는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이미지와 가능성을 많이 찾았다”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등판해 이닝을 늘려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LA에인절스에서 뛰던 시절인 2021년(46홈런 100타점, 9승2패 평균자책점 3.18)과 2023년(44홈런 95타점, 10승5패 3.14)엔 투타 모두 완벽하게 수행해 내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다저스는 이날 파드리스를 6대3으로 꺾고 시즌 3연승을 질주했다. NL 서부지구 1위를 굳건히 지켰고,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격차를 2.5경기로 벌리며 지구 선두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파드리스는 39승32패로 같은 지구 3위를 마크했다. 김혜성은 2경기째 결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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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수 기자스포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