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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약속

한문역사 2025. 9. 7. 14:15

늦은 봄 어느 오후였지

비 한 차례 막 그친 들길 가는데

누군가 길가에서 울고 있더라

야윈 어깨 들먹들먹 그렁그렁한 눈물

얼굴 곱고 키 작은 코스모스더라.

왜 우느냐고 물었지.

이 들길에서 가을과 만나기로 했는데

꽃을 내놓고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고 말하더라 

언제 만나기로 했냐고 물었지 

가을이, 보고프면 언제라도 꽃을 피우라고 

꽃향기 따라 곧 찾아오마 했다고.

나는 말했지,  그렇게 다급하지 말고 ,

여기서 이렇게 한 송이씩 피었다 졌다 하고 있으면 

어느 낮달   방긋방긋 하는 날 

가을이 살짝살짝  찾아 올 거라고

 지난 가을,   나도 이 길에서 

다음 가을에 다시 피어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있었는데 

봄이 되자마자 줄곧

내 안에 꽃 펑펑 피어노니

이 길을 이렇게 날마다 헤매 다니노라고...

 -제주의 꿈- 책 표지 안쪽면에서 (2015년 118호)

                    樂冊,   多樂房에서 抄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