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의 이제는 국가유산] [35] '국보 중의 국보' 백제금동대향로

향을 사르는 국보 백제금동대향로를 마주하면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한 마리 용이 연꽃 봉오리가 이어진 줄기를 물고 있는 형상인데, 힘차게 솟아오르는 용의 입에서 연꽃이 피어나며 또 다른 세상을 펼쳐내는 것 같다.
맨 위에 살포시 봉황을 올린 백제인의 상상력과 미감이 압도적이다. 잔뜩 힘을 준 목에 여의주를 낀 봉황. 그 아래 다섯 명의 악사가 악기를 연주하고 산봉우리에서는 새들이 봉황을 올려다본다. 오밀조밀하게 장식된 문양과 실존 동물, 상상의 신수들, 인물상이 어우러져 종교와 사상이 깃든 특별한 세계관을 표현했다.
향을 사르면 총 12개 작은 구멍 중 5개는 공기가 안으로 들어가 향이 잘 타게 한다. 7개 구멍에서는 연기가 흘러나와 산의 능선과 봉황을 운무처럼 감싸며 퍼져 나가게 만들었다. 그 감흥을 느끼고 싶어 모형을 구해 향을 피워 보기도 하지만, 부여박물관을 찾으면 백제의 찬란한 숨결이 담긴 실물을 마주할 수 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높이 61.8cm에 불과하지만, ‘국보 중의 국보’란 찬사를 받는다. 백제금동대향로는 1993년 겨울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됐다. 절터는 부여 왕릉원과 백제 고분 모형 전시관의 주차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향로는 절터 서쪽 공예품을 만들던 공방지 내 타원형의 아궁이에서 발견됐다. 만약 발굴 조사를 허투루 했다면 영영 못 볼 뻔했다. 처음 발견하고 수습한 사람들의 정성과 신의 경지에 이른 백제 장인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 고맙다.
탁월한 아름다움을 품은 백제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10년 되었다. 이를 기념하며 백제금동대향로에서 영감을 받은 ‘오악사’가 공연을 했다. 백제 장인이 꿈꾼 세상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아름다운 곡조를 연주하는 악사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며 옛사람의 흐뭇한 미소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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