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이야기〉 (2)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 입력 2025.09.22 10:04
[비즈체크=박용설 역사칼럼니스트]
1960년 9월10일 로마올림픽, 마라톤종목은 특이하게 야간에 열렸다.
어두운 하늘, 수많은 가로등 아래로 선수들이 달리고 있는데
놀랍게도 한선수가 맨발로 달리고 있었다. 고대 로마가도의
울퉁불퉁한 도로와 거친 아스팔트도 그에겐 장애가 아니었다.
오히려 주변 경쟁자들이 하나 둘 뒤처지고 있었다.
그가 마지막 언덕에 오를 때 곁에 남은 사람은 모로코 출신의 강자 ‘라디 벤’이었다.
그때까지 ‘아베베 비킬라’는 지치지 않았기 때문에 언덕에서 강하게 치고 나갈수 있었다.
‘라디 벤’은 바짝 따라 붙어보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결승선을 2시간15분16초 압도적인 세계신기록으로 통과한다.
좀처럼 깨지지 않던 2시간20분 벽을 보란 듯이 여유있게 깬 기록이었다.

‘아베베 비킬라’는 원래 달리기 선수가 아니었다. 그는 가난한 목동의 아들이었고
어릴때부터 맨발로 소를 몰고 산으로 들로 달릴 때, 신발은 사치였고 살 돈도 없었다.
성인이 되면서 가난을 탈출하려고 군대에 자원 입대하여 황실근위대에 근무하다가
한국전쟁에 대대장 경호병으로 참전하기도 하였다.
그후 달리기에 자신이 있던 그는 재미 삼아 출전한 군인 마라톤대회에서 깜짝 우승,
육상 코치의 눈에 띄어 국가대표 후보에 발탁 된다. 이때가 24세였는데 육상선수로는
매우 늦게 데뷔한 셈이다.
1960년 로마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를 선발했는데 아베베는 선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이 도왔는지 에이스였던 ‘와미 비라투’가 출전 보름전에 축구를 하다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아베베가 대타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아베베 비킬라’가 결승선인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통과하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놀랍게도 맨발로 달렸기 때문이었다.

매스컴에서는 가난하여 마라톤화를 사지 못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사실은 아디다스에서 협찬한 마라톤화가 물집이 잡혀 어쩔 수 없이 맨발로 뛴 것으로 밝혀졌다.
아베베의 금메달은 아프리카 대륙의 흑인이 최초로 획득한 올림픽 메달이기에
더욱 돋보이며 아프리카의 영웅으로 추앙 받았다.
귀국할 때는 황제가 직접 공항에 나와 아베베에게 왕관을 씌워주고
금반지, 금시계를 하사하는 등 국민적 영웅으로 등극한다.

4년 후 도쿄올림픽, 대회 40일전 아베베는 맹장염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마라톤 2연패는 고사하고 출전도 어려울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수술 2주만에 훈련에 돌입하였고
이번에는 푸마에서 후원하는 마라톤화를 신고 2시간 12분 11초로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세계 최초 올림픽 마라톤 2연패를 달성한다.
무엇보다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탈진하여 잔디밭에 쓰러지기 바빴지만
아베베는 여유있게 체조를 하며 20km는 더 달릴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놀라운 체력을 보여준다.

1966년 10월 동아일보 초청으로 서울수복기념 국제마라톤대회에 아베베가 출전하여
온국민이 열광하였다. 당시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우승한 후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때라
무난히 우승하였다.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때 한국인에 대한 좋은 감정이 있어 대회에 참가하였다”고
말하며 한국과의 의리를 지켰다.
이 대회는 아베베가 마라토너로서 우승한 마지막 대회로 기록 되었다.
그후 아베베는 놀랍게도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 출전하여 올림픽 3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었지만 이미 전성기를 지난 나이와 부상까지 겹쳐 17km까지만 뛰고 기권했다.
대신 아베베는 자국선수 ‘마모 웰더’의 페이스 메이커를 하는 등 금메달 획득하는 것을 도왔다.
이로서 에티오피아는 올림픽 마라톤 3연패를 달성하였다.

승승장구하던 아베베는 1969년 3월 22일 황제가 하사한 폭스바겐 비틀을 운전하던중
교통사고를 당하여 목뼈가 부러지고 척추가 손상되는 중상을 당한다.
그는 기적처럼 회생하였으나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아베베는 굴하지 않고 양궁, 펜싱, 탁구등을 배워 장애인 대회에서 입상하는 투혼을 보였다.
그러나 1973년 교통사고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뇌출혈로 인해 41세라는 안타까운 나이로 사망했다.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졌으며 에티오피아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겼다.
또한 전세계의 많은 이들이 그의 업적과 인생을 회고하며 그를 추모했다.
그의 올림픽 마라톤 2연패는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으며
'마라톤의 영웅' '맨발의 마라토너'로 전설처럼 빛나고 있다.
박용설 역사 칼럼니스트 finder5300@hanmail.net
금융회사에 30년간 근무하고 마라톤을 뛰고 있다.
로마사에 흠뻑 빠져 관련책을 섭렵하고 있으며 고대로마의 역사현장에 가서
배우기 위해 로마와 그리스등에서 직접 ‘한달살기’ 체험을 하면서 공부하는 열혈 역사 연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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