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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금관 ,:還至本處: 경주로 돌아와야 된다

한문역사 2025. 12. 8. 14:20

신라금관, ‘還至本處’ 경주로 돌아와야

2025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신라 금관 6점이 100여 년 만에 경주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이는 금관총 금관이 처음 세상에 나온 지 104년 만에 이루어진 역사적 재회로, 출토지 경주가 갖는 문화적 상징성과 학술적 가치가 다시 조명되는 계기가 됐다.


전시 종료 후 금관이 다시 서울과 청주로 흩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시민사회가 상설 전시를 촉구하는 것은 충분한 타당성이 있다.

무엇보다 문화재는 원래의 자리에서 보존·전시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법’이 규정한 원형 유지 원칙은 유물이 그 맥락을 잃지 않도록 출토지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선왕조실록이 오대산 사고로 돌아가며 역사성을 회복했듯, 신라 금관 역시 천년고도 경주에서 전시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가 살아난다.

또한 이제 경주는 금관을 품을 충분한 역량을 갖춘 도시다. 과거에는 전시 기반이 부족해 금관이 서울 등으로 이전됐으나, 현재는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국제적 역사문화도시로 도약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전시·수장 시설, 관광 인프라, 관람객 대응 능력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별전 개막 후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은 경주 전시에 대한 전국적 기대를 보여준다.

신라 금관 6점의 경주 상설 전시는 학술적·관광적 효과도 크다. 여섯 점이 한 공간에 모여 있을 때 금관 형태와 세공 기술의 시대적 변화를 비교할 수 있어 역사학·미술사·보존과학 분야 연구에 큰 도움을 준다. 관광객 역시 천년 왕경 경주에서 금관을 직접 보는 경험을 통해 신라문화의 깊이를 체감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는 서울이나 청주에서 분산 전시할 때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 ‘뿌리를 찾아가는 것’을 가리키는 사자성어 환지본처(還至本處)처럼 문화유산도 제자리에 있어야 그 가치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공간 부족을 이유로 상설 전시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국가적 투자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지역 균형발전과 문화유산 지방 분권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과도 상충된다. 오히려 금관의 경주 상설 전시는 해외 문화재 국내 환수처럼 국가문화정책이 지향해야 할 모범적 모델이 될 수 있다.

경주청년회의소와 경주문화원, 학계·시민단체가 추진 중인 ‘신라금관 경주존치’ 운동은 지역 이익을 넘어 한국 문화유산 관리 체계의 방향을 제시한다. 신라 금관은 경주의 정체성이자 대한민국 고대문화의 상징이다. 100년 만에 이뤄진 재회를 단발성 이벤트로 끝낼 것이 아니라, ‘영구적 귀환’으로 완성해야 한다.

이제 국가가 답할 차례다. 신라 금관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은 단순한 전시 문제가 아니라, 문화유산의 정당한 위치를 바로잡는 역사적 과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