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방

부부 노후생활비 최소 월 245만원은 돼야 ?

한문역사 2026. 1. 19. 15:35

노후생활비 245만원? MBTI처럼 다 달라요

2026. 1. 17. 00:03
 

“노후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할까?” 은퇴를 앞둔 이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025년 3월에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주에게 물었더니,

부부가 노후생활을 하는데 최소한 월 245만원은 있어야 하고,

적정 생활비로는 월 341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는 평균값에 불과하고 사람마다 편차가 있기 마련이다.

매달 생활비로 341만원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그렇게 많이 필요하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고,

“그 돈으로는 부족하다” 고 하는 이도 있을 테다.

설문 결과를 참조하더라도 각자 필요한 생활비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은퇴 후 지출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과제다. 기준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통상 은퇴설계를 할 때 노후생활비로 매달 같은 금액을 지출한다고 가정한다.

다만 구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물가상승률에 맞춰 매년 생활비를 조정해 준다.

시중의 은퇴자금 계산기는 대부분 이 같은 가정 아래 은퇴 시점에 준비해야 할 필요자금을

산출하기 때문에, 그 규모가 필요 이상으로 커진다.

그런데 20~30년 넘는 은퇴생활 기간 물가상승률에 맞춰 생활비가 늘어난다는 게

과연 맞는 가정일까? 실제 은퇴자들의 지출 경험은 이 같은 가정과는 사뭇 다르다.

미국의 은퇴설계 전문가 마이클 스타인은 은퇴생활 기간을 3단계로 나누고,

단계가 바뀔 때마다 지출이 변화한다고 말했다.

은퇴 초기에는 여행, 외식, 취미 활동으로 지출이 많은데, 이때를 ‘활동기’ 또는

‘고고(Go-Go)’ 단계라고 부른다. 75세 이후에는 여가활동과 함께 씀씀이가 줄어드는

‘슬로-고(Slow-Go)’ 단계로 접어드는데, ‘회상기’라고도 한다.

85세 이후에는 눈에 띄게 활동과 지출이 줄어드는 ‘노-고(No-Go)’ 단계에 진입한다.

이 기간에 의료비와 간병비가 많이 들어 간병기라고 한다.

은퇴자의 지출이 물가상승률에 맞춰 계속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은퇴준비를 위해

과도하게 많은 금액을 저축해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줄어드는 지출 패턴을

반영해서 은퇴설계를 하면, 노후준비에 따르는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은퇴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늘어나는 의료비로 인해 지출이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하락했다 다시 상승하는 은퇴자의 지출 곡선을 미소 짓는 입술을 닮았다고 해서

‘은퇴 지출 스마일’이라고 부른다.

 
그래픽=이윤채 기자
 
은퇴 후 지출을 예측할 때 은퇴자의 라이프 스타일도 고려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자산운용의 캐서린 로이와 샤론 카슨은 미국의 55세 이상 61만3000가구의 금융데이터를 분석해서 은퇴자의 지출 패턴을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첫 번째 그룹은 ‘식생활 중심형’이다. 이들 그룹은 전체 대상자의 3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식생활 중심형이라는 이름은 전체 지출 중 28%가 식음료 구입에 쓰이는 데서 유래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전부 상환한 이들도 많고, 재산세 부담도 크지 않아 주거비 지출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절약 성향이 강해서 다른 그룹보다 지출이 적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출이 차츰 감소하다가 후반부에 의료비로 지출이 늘어났다. 은퇴생활 기간 전반에 걸쳐 U자 모양으로 지출이 완만하게 줄어들다가 다시 상승하는 ‘은퇴 지출 스마일’ 패턴을 보였다.

두 번째 그룹은 ‘주거 중심형’으로 전체 대상자의 29%를 차지했다. 이 그룹은 은퇴 후 주거 관련 지출이 다른 유형에 비해 많은 편이다. 여전히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고 있는 이들이 많았고, 대출이 없는 이들도 재산세와 주택 유지 보수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었다.

주거 중심형 그룹에 속한 은퇴지는 은퇴 후 주거계획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전체 지출에서 재산세와 공과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주택담보대출은 언제까지 상환할 것인지, 향후 주택 규모를 줄이거나 주택연금에 가입할 계획은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세 번째 그룹은 ‘여행 중심형’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카피처럼 많은 은퇴자가 이 같은 삶은 꿈꾼다. 하지만 은퇴생활 전반에 걸쳐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은퇴자는 5%에 불과했다. 이런 삶을 유지하려면 소득과 재산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의 소비성향은 나이가 들어서도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전체 대상자에서 이들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세 이후에도 일정하게 유지됐다. 오히려 75세 이후에 여행 관련 지출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여행 관련 지출은 물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은퇴 지출 스마일’ 패턴은 맞지 않는다. 이들 그룹에 속한 은퇴자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지출이 계속 늘어난다는 가정 아래에서 은퇴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네 번째는 ‘의료비 중심형’으로 전체 대상자의 4%가 여기 해당한다. 이 그룹에 속한 이들은 전체 소득의 28%를 의료비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의료비는 일반 물가상승률보다 빠르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들 그룹에 속한 이들은 은퇴 스마일 패턴에서 지출이 상승하는 구간이 좀 더 빨리, 그리고 좀 더 가파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의료비를 중심으로 보다 정교하게 은퇴 후 지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미국 사례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는 개인의 가치관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계산보다는 본인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정교한 예측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은퇴생활 동안 지출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맞춤형 접근 방식을 활용하면 과도한 저축 부담을 덜면서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