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58년만의 서울 트램
▶그러나 트램은 20세기 중반부터 자동차에 밀렸다. 한때 총연장 46㎞의 트램 철길이 놓였던 서울도 1968년 11월을 끝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이때부터 서울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는 1974년까지 서울은 극심한 교통 체증과 콩나물 버스에서 시달리던 시기였다.
▶유럽 출장을 가서 처음 트램을 접하고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레일을 달리는 트램은 정숙하고 안락했다. 트램 밖으로 내다보이는 도시의 풍경은 편안했다.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버스보다 트램과 기차에 호감을 느낀다고 한다. 도시공학과 교통심리학은 이를 ‘철도 효과’로 설명한다. 철길은 보는 이로 하여금 목적지까지 승객을 착오 없이 데려다줄 것 같은 시각적 효과를 준다고 한다.
▶특히 트램은 교통수단에 머물지 않고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로도 활용된다. 프랑스 항구 도시 마르세유는 트램 정면을 뱃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잠업이 발달했던 리옹에선 토실토실한 누에처럼 생긴 트램이 달린다. 벨기에 브뤼셀의 트램 승강장은 색채와 도형으로 장식한 거리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미국 휴스턴은 트램 노선을 따라 운하를 파서 도시 미관을 업그레이드했다.
▶서울에 트램이 다시 등장한다. 위례 신도시의 지하철 5호선 마천역과 8호선 복정·남위례역 사이 5.4㎞ 구간에서 다음 달부터 시범 운전에 들어간다. 트램이 사라진 지 58년 만의 귀환이다. 트램은 버스보다 사용 연한이 길어서 유럽에 가면 50년 넘은 트램이 지금도 달리며 도시의 전통을 만든다. 친환경 교통수단으로도 사랑받는다. 도심 풍경에 자연스레 녹아들며 훌륭한 관광 자원 노릇도 한다. 포르투갈 리스본 구시가지와 항해왕 엔히크 왕자 기념 조각상, 바스코 다 가마 영묘 등을 둘러보는 트램 노선은 그 자체로 최고 관광 상품이다. 서울에 다시 등장하는 트램이 시민과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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