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漢字로 보는 중국] [11] 허리를 구부린 사람

두 사람이 몸을 기대고 있는 꼴로 인(人)이라는 글자를 이해한 적이 있다. 서로 의지해야 하는 인류의 운명을 강조한 해석이다. 그러나 본래 글자꼴을 보면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온다. 우선 글자에 등장하는 사람은 하나다.
갑골문에서의 ‘인’은 서 있는 노동자 모습이다. 몸을 약간 구부리고 작업에 열중하는 인간을 측면에서 그렸다. 그러나 이후 글자꼴에 등장하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자꾸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진시황(秦始皇)은 중국 전역을 처음 통일 판도로 이끈 뒤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선보인 인물이다. 그 시대에 문자 또한 통일을 이룬다. 당시의 글자체는 소전(小篆)이다. 그 글자꼴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값어치는 더 추락한다.
소전체의 ‘사람’은 허리가 깊이 굽었고, 다리는 바닥에 꿇을 듯하다. 마치 땅바닥에 엎드려 남에게 절을 하는 꼴이다. 통치에 말없이 따르는 존재가 곧 ‘사람’임을 강조하는 듯하다. 지금의 ‘인’은 그로부터 나온 글자다.
그를 두 개 병렬하면 종(从)이다. ‘따르다’는 뜻인 종(從)의 옛 글자다. 복종(服從)과 순종(順從)의 조어로 이어진다.
‘인’이 세 개면 중(众)이다. ‘무리’라는 새김인 중(衆)의 옛 글자다. 군중(群衆)과 대중(大衆)의 단어가 있다.
엎드려 절을 하는 듯한 인간의 모습이 애처롭다. 그 둘을 병렬하면 남을 따르는 행위를 가리킨다. 셋이면 숱한 사람 무리라는 뜻인데, 경계와 의심의 눈길이 느껴진다. 예로부터 중국은 ‘사람’을 이렇듯 하찮게 다룬 추세가 뚜렷하다.
뭇사람을 지배와 복속, 통제의 대상이라고만 여길 때가 많았다. 현대 집권 공산당도 그 점은 마찬가지다. 인간의 품격과 가치에는 관심 없지만, 그들을 통제하는 기술 개발에는 열심이다. 어두운 유산마저 고스란히 계승했다는 점에서 공산당은 중국의 정통(正統)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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