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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만물상)대통령 환송,환영식.구태

한문역사 2026. 6. 11. 18:06

만물상] '대통령 환송, 환영식' 구태

 

입력 2026.06.10. 22:45업데이트 2026.06.1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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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양진경

대통령 전용 공항인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는 대기실이 있다. 대통령은 바로 탑승하기 때문에 탑승 참모들과 기자들이 출국 1시간 전 모인다. 그런데 탑승자 명단에 없는 여당 대표와 주요 장관들까지 그곳에 온다. 대통령 환송 행사 때문이다. 누가 환송식에 나오는지 규정된 것은 없다. ‘정부의전편람’에 여당 대표, 행안부장관 등이 예시로 나와 있을 뿐이다. 대통령 부재 시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란 의미가 있다지만 대통령이 수시로 SNS를 하는 시대에 설득력 없는 얘기다.

▶외국 정상들은 조용히 비행기에 오른다. 미국 대통령은 앤드루스 공군기지 사령관과 경호 인력들의 경례를 받는 것으로 의전이 종료된다. 영국은 총리 관저에서 참모들의 배웅을 받을 뿐, 공항 의전은 따로 없다. 영국은 2016년 총리 전용기를 구입하기 전까지 민간 항공기를 전세 내거나 일반기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일본도 관방장관이나 의전장의 간단한 환송을 받는다.

 

▶민주화 이후 모든 한국 대통령은 말로는 최소 인력만 공항에 나오라고 했지만 공항에 나왔다고 문책 당한 장관은 없다. 대통령 곁에 서 사진 찍히면 좋고 한 마디라도 나누면 금상첨화다. 대통령 공항 행사는 당청 관계의 바로미터 역할도 한다. 2015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은 김무성 대표와는 3초, 원유철 원내대표와는 35초 악수했다. 공천 문제로 시끄러울 때였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공항 출국 때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 총리는 나왔지만 정청래 대표는 나오지 않았다. 참석 인원 최소화 방침이라지만 명심(明心)이 무엇인지 명확해졌고 여권 내 논란이 벌어졌다.

▶재벌 총수들도 과거 출국할 때면 임원들이 도열하곤 했다. 출국 며칠 전부터 소문이 날 만큼 요란한 기업도 있고 고(故) 구본무 LG 회장처럼 경찰도 모르게 조용히 출국한 경우도 있다. 그는 수행비서 1명 빼고는 아무도 나오지 말라고 했다. 2018년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는 인원 제한 때문에 이재용, 최태원, 구광모 회장이 비서 없이 직접 짐을 들고 출국 수속을 밟았다. 백두산에 갈 때는 총수들이 낡은 북한 고려항공의 이코노미석에 나란히 앉기도 했다.

▶공항 환송 문화는 해외여행이 드물었던 시절의 것이고 대통령 공항 환송도 권위주의 시절 문화다. 북한 같은 비정상 국가를 제외하고 권력자의 출국과 귀국에 최고위층 인사들이 줄을 서 인사하고 악수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 귀국 때부터 이런 구태와는 작별했으면 한다.

 
정우상 논설위원논설위원
2003년부터 정치를 취재해왔다. 국회팀장, 청와대팀장,외교팀장, 정치부장을 지냈고 현재 정치 담당 논설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