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북쪽 2㎞ 올려… '여의도 240배' 보호구역 푼다
국방부, 내년부터 軍시설 규제 완화
국방부가 현재 군사분계선(MDL) 남쪽 평균 8㎞ 지점에 설정된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을 내년부터 평균 6㎞ 수준으로 2㎞가량 북상시키겠다는 입장을 17일 밝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군사 시설 규제 개선 정책 발표에서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민통선을 조정하겠다”며 “올해 후반기부터 부대별 검토와 측량을 하고 준비가 완료된 곳부터 순차적으로 보호 구역을 해제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재명 정부 국정 과제인 ‘민군 상생을 위한 국방 분야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이번 조치를 통해 경기·강원 접경 지역 등에서 여의도 면적 약 240배에 해당하는 약 720㎢의 군사보호구역을 해제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 구상대로 진행되면 1994년 군사보호구역 1718㎢를 해제·완화한 이후 최대 규모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은 통제보호구역과 제한보호구역으로 나뉜다. 통제보호구역은 출입·건축 신축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제한보호구역에서는 군부대와 협의를 거친 후 건축 신축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여의도 면적 약 90배인 270㎢에 달하는 통제보호구역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하고, 여의도 면적 약 150배인 제한보호구역 450㎢는 보호구역 해제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국토가 10만㎢인데 국토의 7.9%에 달하는 7900㎢가 현재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현 정부 국정과제에 따라 이를 더욱 완화·해제해서 주민 편익을 도모할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필요 최소 원칙에 따라 군부대의 작전성 검토, 관리 소요를 최소화하고 군사 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지역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6·25 전쟁 직후 MDL 이남 40㎞부터 설정됐던 민통선은 이후 꾸준히 축소돼왔다. 현행 법령상 MDL 10㎞ 이내에 민통선을 설정하도록 돼 있는데, 현재 평균 MDL 이남 8㎞ 수준인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서부 전선은 도시화 등으로 민통선이 이미 북상된 곳이 많아 상대적으로 강원도 동부 전선 쪽의 북상 폭이 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 지역에서 일괄적으로 민통선을 2㎞ 북상하는 것은 아니다. 동부 전선에서도 지형 등을 고려해 MDL 이남 10㎞ 지점을 유지해야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안 장관은 민통선 북상에 대해 “부대의 작전성 검토 결과 제한 요소가 많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소식통은 “MDL까지의 종심(거리)이 짧아져 월북 인원을 막는 작전 등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일부 민통선 내부 지역에는 미확인 지뢰 지대도 있어서 사고 위험도 있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국방부는 경기·강원 등 지자체가 철거를 요구한 군사 장애물 90여 개 중 23개를 내년에 우선적으로 완전히 철거한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유사시 적의 전차를 막기 위해 도로 주변에 미리 설치해 둔 콘크리트 덩어리인 도로 낙석 등을 철거해 달라고 민원을 해왔다. 이런 군사 장애물이 도로·철도 확장을 막아 교통 정체를 유발하고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올해 하반기 전수 조사를 통해 연차별 개선 계획을 수립해 장애물 정비·철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장애물을 철거하는 자리에 대체 전력을 투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당 도시에 단일 도로만 있어서 대전차 장애물이 유효했지만, 도시 개발에 따라 우회 도로가 생기면서 작전적 효용이 사라진 군사 장애물이 많아진 상황”이라며 “23개 장애물은 대체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다만 북한 기갑 전력이 남하하는 상황에서 우리 대응 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직 합참 관계자는 “장애물은 다다익선인데 안보 논리가 현 정부의 경제 논리에 매번 밀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국방부는 민통선 내부 출입 절차 간소화 및 출입 관리 체계 표준화 및 디지털화도 추진한다. 농업용 드론의 비행 승인·인가 절차는 간소화하고, 지역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군 유휴지 정보도 제공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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