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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6.25) 철로 따라 걷던 피란민.기차 지붕서 떨어져 숨진...

한문역사 2025. 8. 22. 13:03

나와 6·25] 철로 따라 걷던 피란길… 기차 지붕에서 떨어져 숨진 시체들이 곳곳에

최광정(69세·경기도 남양주시)
특별취재팀
장일현 기자
양모듬 기자
입력 2010.03.10. 03:02업데이트 2010.06.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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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겨울 우리는 철길을 따라 걸었다. 도로는 군인이 차단했고, 철길만이 유일한 삶의 길이었다. 10살인 나는 부모님, 누나와 함께 한 달 전 평양을 출발했다. 대전을 지나 어느 역에선가 화물차 한 대가 서 있었다. 피란민들은 앞다퉈 열차 지붕으로 올라갔다. 곧 열차가 떠날 것이란 기대를 안고서. 우리도 질세라 올라가 서로의 몸을 광목 천으로 동여맸다.

지붕 위에서 버티자니 배가 고팠다. 어머니가 손에 낀 금반지를 빼주며 "요깃거리를 사오라"고 했다. 플랫폼에서 소금과 통깨가 뿌려진 주먹밥 몇 덩이를 사서 다시 지붕 위로 올라갔다.

하루가 넘게 기다려도 열차는 출발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철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철로변에는 열차 지붕에서 떨어져 죽은 시신들이 널려 있었다. 시체들을 보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걸었다. 터널이 보였다. 아, 그때 본 참혹한 광경…. 터널 입구에 시체 열댓 구가 엉켜서 얼어붙어 있었다. 기차가 터널로 진입할 때 머리가 부딪힌 사람들이 떨어지면서 노끈으로 묶어놓은 식구들까지 줄줄이 떨어졌던 것 같다. 60년이 지난 지금도 기찻길만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몸서리 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