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당시 2019년 7월 2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떼면 왜 문제인가.
“미국에서 수사와 재판과 관련한 유명한 법언이 합리적 의심(reasonable doubt)과 비욘드 다우트다.
수사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합리적 의심만 있으면 착수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검사가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고 판사가 유죄를 주지 않는다.
검사나 법관은 후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때,
즉 증거법적 의심의 경계를 넘어서야 기소하고,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못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살인 사건 수사 예를 들어 보자. 경찰이 결정적 증거 없이 10가지 정황을 나열해 넘겼는데
검사가 이 중 한 가지가 의심스러울 때 검사가 그냥 도장 찍고 법원에 넘기면 무죄가 될 수밖에 없다.
검사가 이 상황에서 증거법적으로 엄격한 사실 증명을 위해 보완수사를 못 한다면
불기소하고 석방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검사가 풀어줬다’고 비난만 할 것인가.
그래서 기소권자의 보완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어렵나
“이를 테면 뇌물 사건을 수사했다고 치자. 뇌물 사건은 공여자가 ‘줬다’는 진술뿐
당사자는 무조건 범행을 부인하는 유죄 입증이 어려운 사건이다. 10가지 증거 중
하나만 삐끗해도 무죄가 난다. 공여자가 ‘당일 비가 왔다’고 날씨에 관해 진술했는데,
변호인이 날씨가 맑았다는 증거를 공판에서 내보여도 100% 무죄가 나온다.
또 공여자가 ‘은행에서 돈을 찾았다’고 했는데 당시 잔고가 부족했다면 무죄가 나오는 것이다.
그만큼 따져볼 게 많은 데 경찰에 매번 일일이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다시 검토하라는 말인가.”
2019년 5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검찰 입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 주위로 취재진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검찰청’ 이름이 78년 만에 사라졌다.
“검찰이라는 이름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검찰은 일본강점기부터 사용하던 용어다.
당시 법원은 ‘재판소’에서 명칭을 변경했는데, 검찰은 그대로 유지했다.
‘찰’(察)은 위에서 아래를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권위적인 뉘앙스가 있다.”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결국 검찰개혁의 방향과 결과는 다 국민의 몫이다. 지금은 계몽주의 시대가 아니고,
국민이 선택하면 끝나는 민주주의 시대다. 다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인신 구속과
관련한 수사의 전권을 한 기관에 주며 독점하게 하는 것만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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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1961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광주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 28회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했다. 연수원 시절 이재명 대통령,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같은 ‘노동법학회’ 출신이다. 1994년 전주지검 형사부 검사로 5명을 연쇄 살인한 ‘지존파’ 사건 수사 지휘검사였다. 1996년 서울지검 특수2부 검사 때 전두환 비자금 수사에 참여했다. 이후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서부지검장, 대전지검장, 부산고검장을 두루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