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305] 이란 다음은 쿠바
The Clash 'Washington Bullets'(1980)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높아만 가는데 트럼프는 한술 더 뜬다. “나는 쿠바를 차지하는 영광을 갖게 될 것이다.” 기업 인수·합병에서나 쓸 법한 ‘우호적 접수(friendly takeover)’라는 단어를 국가에 갖다 붙이는 데 거리낌이 없다.
쿠바는 미국에 오래된 강박이다. 플로리다 반도 끝에서 불과 150㎞ 떨어져 있다. 1962년 미사일 위기 때 인류를 핵전쟁 직전으로 끌고 갔던 그 섬이다. 소련이 무너진 뒤에도 카스트로 형제는 버텼고, 오바마가 국교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트럼프 1기가 다시 틀어막았다. 이제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붕괴로 석유 공급마저 끊긴 쿠바는 트럼프의 눈에는 손 뻗으면 닿을 거리로 보일 것이다.
1980년 영국의 펑크 록 밴드 더 클래시(The Clash)는 LP 3장에 걸쳐 36곡에 달하는 대작 앨범 ‘산디니스타!(Sandinista!)’를 발표했다. 그 앨범의 심장부에 위치한 이 노래를 가리켜 록 음악의 권위지 ‘롤링스톤’은 “조 스트러머가 내놓은 가장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평했다. 쿠바 혁명에서 피그만 침공, 칠레 쿠데타까지 미국 외교의 민낯을 한 곡에 압축했다.
“1961년 피그만에서/ 아바나는 쿠바의 태양 아래 플레이보이와 싸웠다/ 카스트로는 붉디붉은 색깔/ 워싱턴의 총알은 카스트로의 죽음을 원한다(And in the Bay of Pigs in 1961/ Havana fought the playboy in the Cuban sun/ For Castro is a colour, is a redder than red/ Those Washington bullets want Castro dead).”
‘플레이보이’는 미국이 지원한 쿠바 망명자 부대를 가리킨다. 스트러머는 이 한 단어로 쿠바 개입의 역사 전체를 조롱했다. 46년 전 노래가 오늘의 뉴스처럼 읽히는 것은 워싱턴의 총알이 여전히 같은 방향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쿠바계 미국인인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움직임 또한 하나의 아이러니다.
“워싱턴의 총알이 없었다면 그가 달리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With no Washington bullets, what else could he do?).” 더 클래시의 반문이 지금 아바나의 어둠 속에서 다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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