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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 마음건강

한문역사 2026. 6. 12. 14:38

달리기와 마음건강

2026. 6. 11. 05:32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지난 주말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6 마인드마라톤’에 참가했다. 아동·청소년의 마음건강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된 기부 마라톤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시민이 자녀들, 가족과 함께 달리고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달리기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이른바 ‘러닝 붐’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러닝 인구는 1000만 명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닝 관련 동호회와 러닝크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전국 곳곳에서 수백 개의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다.

 

나 역시 달리기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2월 하순에 청주 무심천 10km, 대구 마라톤 11km를 이틀 연달아 뛰고, 4월 초에는 가족과 함께 서울레이스에 참가하여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체력 관리를 위해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달리기는 신체 건강에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다. 심혈관질환 예방과 체중 관리, 근력 유지에 도움이 되며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여러 나라 보건당국은 걷기와 달리기를 가장 효과적인 건강증진 수단 가운데 하나로 권장하고 있다.

달리기의 또 다른 가치는 마음건강에 있다. 달리는 동안 뇌에서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엔도카나비노이드와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활동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와 불안이 줄어들고 기분은 한결 밝아진다. 최근에는 규칙적인 달리기가 우울감 완화와 정신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흔히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이야기한다. 일정 시간 이상 달리다 보면 몸은 힘들지만 오히려 마음은 평온해지고 행복감이 높아지는 경험이다. 복잡했던 생각들이 사라지고 오직 호흡과 발걸음에만 집중하고 다른 모든 생각이 사라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플로우(Flow)’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능력과 도전이 균형을 이루면서 현재에 깊이 몰입하는 상태다.

마인드마라톤에서 참가자들에게 한 가지 말씀을 드릴 수 있었다. 마라톤에는 기록을 이끌어 주는 페이스메이커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남의 속도가 아니라 자신의 속도를 찾는 일이라는 것이다. 달리기뿐 아니라 삶도 마찬가지다. 남과 비교하며 무리하게 경쟁하려 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꾸준히 나아갈 때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천천히 달리는 ‘슬로우 조깅’이 새로운 달리기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기록 경신이 아니라 꾸준함이다. 자신의 체력과 건강상태에 맞는 속도를 찾고, 오버페이스하지 않는 것이 끝까지 잘 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은 함께 한다. 건전한 몸은 건강한 마음을 만들고, 건전한 마음은 건강한 몸에 깃든다. 걷기와 달리기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요즘 많은 분에게 걷고, 뛰고, 달리자고 권한다. 가까운 공원 한 바퀴를 걷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천천히 달려보는 것도 좋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