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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우는 법: 보다 :법정 뒤편의 눈물:을 봅니다.

한문역사 2026. 6. 18. 16:23

잘 싸우는 법'보다 법정 뒤편의 눈물을 봅니다

36년간 여성·아동 인권지킴이
이명숙 '나우리' 대표 변호사

입력 2026.06.1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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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숙 변호사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법률사무소 나우리’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최근 가족심리상담사인 남동생과 ‘오늘도 가정법원에서 인생을 배웁니다’라는 책을 펴냈다. /고운호 기자

“이혼, 가정폭력, 아동학대는 일부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느 가정에나 갈등과 상처는 있고, 그걸 치유하지 않아 극한의 경우까지 가는 겁니다.”

이명숙(63) ‘법률사무소 나우리’ 대표 변호사는 36년 동안 여성과 아동, 장애인을 위해 변호해 왔다. ‘도가니 사건’ ‘조두순 사건’ 같은 성폭력, 아동학대 피해자를 대리한 공익 소송을 도맡았다. 2013년엔 경북 칠곡·울산 계모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국선변호인으로 참여해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시행에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이 변호사는 변호사 업계에서 여성·아동·인권 분야의 대모(大母)로 불린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 변호사는 “수많은 가정이 법원에서 깨지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판결문에 가정 불화의 원인이나 해결책이 담기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운영하는 법률사무소에는 특별한 문화가 있다. 의뢰인이 원하면 소송 시작 전, 소송이 끝난 뒤 전문 상담사와 상담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상담은 30년 넘게 가족심리상담사로 일해온 남동생 이서원 나우리가족상담소장이 진행한다. 의뢰인들은 소송까지 하게 된 속사정을 털어놓고, 소송 과정에서 받은 상처를 소송이 끝난 뒤 어떻게 치유해 갈지를 상담한다. 이런 뜻에서 법률사무소와 심리상담소 이름을 ‘나+우리’로 지었다.

30여 년 호흡을 맞춰온 남매가 최근 ‘오늘도 가정법원에서 인생을 배웁니다’라는 책을 펴냈다. 책에는 나우리를 거쳐간 의뢰인들의 실제 사례 43건을 담았다. 불륜을 이어가기 위해 서로 자식들을 결혼시킨 동창생,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돼 조현병을 앓게 된 아들, 서로 키울 수 없다며 신생아를 병원에 방치한 부부 등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소개됐다. 사례들마다 이 변호사는 갈등을 파악하고 법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 소장은 소송 이후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이 변호사는 “우리 사회의 연민과 아픔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 4년여 동안 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가정의 소중함’이다. 그는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는 결국 가정의 불화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한 예로 애완동물에 집착해 가정이 파탄 난 한 여성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혼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이 여성은 자녀가 성인이 돼 집을 떠나자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렸고, 그때부터 애완동물에 집착했다고 한다. 하나둘 입양한 애완동물이 30마리까지 늘어나자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며 집을 나가 버렸다. 그때 재산분할 등을 위해 이 변호사를 만났다. 이 변호사는 “이 의뢰인을 보며 이혼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공허와 분리 불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며 “이 의뢰인도 어렸을 때 어른들의 배려를 받았다면 건강한 방법으로 외로움을 극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이 변호사는 가정법원을 가장 많이 오가는 변호사 중 한 명이다. 7년째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이 변호사는 요즘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다문화가정 내 폭력 피해자를 위한 무료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지방에 많다 보니 전국 지방법원을 돌며 그들을 돕고 있다. 그는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폭력 피해를 입어도 한국에 가족이나 친구가 없어 피해 수준이 더 크다”고 말했다.

“언젠가 가정법원에 변호사가 필요 없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법이 아닌 사람이 사람을 지켜주는 세상을 꿈꿉니다.” 이 변호사의 꿈은 과연 비현실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