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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아무튼 주말):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하지 않았나?

한문역사 2026. 6. 22. 15:02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큰소리 치지 않았나

[아무튼, 주말]
[서민의 시사 구충제]
사안마다 오락가락
민주당의 특검 기준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입력 2026.06.20. 00:30업데이트 2026.06.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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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유현호

#1. 2020년 12월 10일,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국회 의결 요청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사회적 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그동안 이뤄진 검찰수사가 미진하다”며 국회에 요구한 것을 더불어민주당이 받아들였기 때문. 이로써 상설특검법이 통과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세월호 특검이 출범하게 됐다. 세월호 참사에 관해선 이미 7개 기관이 8차례에 걸쳐 조사·수사한 바 있는데, 왜 특검이 필요했을까? 세월호 구조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내 CCTV와 DVR(영상녹화장치) 등 관련 증거를 조작했기 때문이란다.

이 사안은 14개월 전 출범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의 수사 대상에도 포함돼 있었기에, 수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게 옳았다. 2021년 1월 발표된 수사 결과는 해당 사안에 대해 사실상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으니, 수사를 또 한다고 해서 결론이 달라질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특수단의 수사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자 사참위가, 유족들이, 민주당이 분노해 마지 않았기에, 이때를 대비해 통과시켜 놓은 특검이 가동되는 건 당연한 귀결이었다. 9번째 조사가 시작된 것이다. 특별검사로 임명된 이현주 변호사는 민변 출신에 노무현 정부 때 법무부에 근무한 경력이 있으니 좌파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적임자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3개월의 수사 결과 특검이 내놓은 결론은 허무 그 자체였다. “DVR·CCTV를 바꿔치기하거나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2. 2024년 말, 남부지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 은신처에서 1억6500만원의 현금 뭉치를 찾아낸다. 이런 사건에서 검찰이 알고자 하는 것은 해당 돈의 출처. 그런데 전씨의 현금 중에는 5000만원 상당의 관봉권이 있었다. 관봉권은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이나 청와대 등의 기관에 지급하는 돈으로, 개인이 소지하기 어렵다. 특히 관봉권을 묶는 띠지와 스티커에는 지폐 검수 날짜와 담당자, 처리부서 등의 정보가 담겨 있기에 압수 과정에서 해당 띠지를 수거했다면 현금 흐름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될 터였다.

문제는 압수수색에 참여한 검찰 수사관이 스티커는 촬영했지만 띠지는 그냥 버렸다는 것. 어이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건 “경력이 짧은 직원이 현금만 보관하면 되는 줄 알고 실수로 버렸다”는 남부지검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 그 수사관이 출처를 숨길 생각이었다면 스티커는 뭐 하러 촬영했겠는가? 검찰의 공모? 검찰이 이 사실을 안 것은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작년 4월이니, 그런 의혹도 설득력이 없다. 검찰이 해당 직원에 대해 감찰과 징계를 안 한 정도의 책임을 묻는 게 최선일 터.

 

하지만 민주당은 국회 청문회를 열어 해당 수사관과 검사들을 불러들여 호통을 쳤다. 수사관으로부터 “검사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을 얻고자 한 것. 원하는 증언을 얻지 못했지만 여기서 포기할 그들이 아니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며 남부지검에 감찰 지시를 내렸고, 대검은 해당 수사관을 입건해 정식 수사에 나선다. 이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가 우려된다며 특검 검토를 제안한다. 시간이 지나 대검 감찰 결과가 나왔다. 고의나 윗선의 지시가 없었다는 것. 이 결론이 당연한 만큼 좌파들이 이후에 취할 행동도 당연했다. 법무부는 관봉권 띠지 분실에 대한 상설특검을 결정했고, 이 대통령은 검사 출신 안권섭 변호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한다. 작년 12월 7일, 관봉권 특검이 시작됐다. 한국은행을, 대검을, 시중은행을 압수수색하고, 남부지검 지휘부를 소환하느라 한 차례 기간을 연장하기까지 한 특검팀이 90일 만에 내놓은 결과는 허무 그 자체였다. “띠지 분실은 업무상 과오일 뿐, 윗선의 폐기·은폐 지시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는 이렇게 사라졌다.

#3.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다. 하지만 재난 전문 정당이라 할 민주당과 좌파들은 유독 이 참사의 진상에는 그다지 열의를 보이지 않았고, 수사 또한 지지부진했다. 참다못한 유족들이 이 대통령에게 읍소했지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한다. “진상규명은 수사기관이 하고 있으니까 좀 기다려 보시고요. 제가 나선다고 특별히 뭐가 더 될 것 같지는 않고.”

하지만 참사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되거나 구속된 이는 한 명도 없는 걸 보면, 막연히 수사 결과만을 기다리는 건 답이 아닌 듯하다. 게다가 국민의힘의 거듭된 요구로 국정조사가 이루어졌을 때,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작년 3월,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관련 용역 조사를 공식 의뢰했는데,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 것이다. 2020년 공항 개량사업 당시 이를 개선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았다는 보고도 나왔다. 이 정도 의혹이 있고, 경찰수사만으로는 진상규명을 기대할 수 없다면 선택할 수 있는 건 특검밖에 없지만, 정부와 민주당은 특검에 대한 의지가 없는 듯하다. 참고로 이 대통령은 작년 6월 4일 취임사에서 세월호·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안공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4. 얼마 전 끝난 6·3 지방선거에서 선관위가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다. 투표지를 적게 인쇄해 일부 지역 유권자들이 권리 행사를 하지 못하게 된 것. 이게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데, 여기에 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특검이리라. 그런데 평소 특검을 그리 좋아하던 대통령과 민주당은 희한하게 특검에 소극적이다. “필요하면 특검도 수용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들에게 자신들이 했던 말을 돌려준다.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