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테고리

자식에 짐 되느니, 조력임종 위험한 이유

한문역사 2026. 7. 15. 18:03

자식에 짐 되느니 죽겠다" 한국인, 조력임종 위험한 이유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26-07-15 05:01 최종수정 2026-07-15 05:28


일흔 중반의 남자는 조용히 컴퓨터를 켰다. 수년째 루게릭병을 앓으며 걷는 속도는 느려졌고, 일상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거의 없다. 그는 구글 번역기를 열어 자신의 병력과 지금까지의 삶을 영어로 옮긴 뒤 e메일을 보냈다.

수신자는 디그니타스. 스위스의 의사조력임종(이하 조력임종) 단체다. 자살을 선택한 환자에게 의사가 치사량의 약물을 처방해줘 환자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이후 남자는 스위스행 비행기를 편도로 예약했다.

 

" 한국에서 죽는 게 두렵다. 깨끗하게 죽고 싶다. "
조력임종을 반대하는 가족들에게 남긴 남자의 마지막 말이다. 죽음의 순간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공포,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한 채 온 가족에게 짐이 되는 자신을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뜻일까.

신성준 동국대 일산병원 신장내과 교수. 그는 삶의 말기 경험과 의료 문제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최근 조력임종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공저 『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을 펴냈다. 전민규 기자.

‘마지막 순간을 스스로 선택하고 싶다’는 마음은 비단 이 남자만의 것은 아닌 듯하다.
지난해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조력임종 제도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토록 많은 이가 자신이 정한 시간에 지우개로 지우듯, 깔끔하게 떠나는 ‘깨끗한 죽음’을 꿈꾸는 것이다.

" ‘깨끗하게 떠나고 싶다’고 하는 말의 이면을 생각해 봐야 해요. 조력임종에 찬성하는 사람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많은 건,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죽음의 모습만은 꼭 피하고 싶다는 비명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
2016년 캐나다에서 조력임종 제도를 공부하고 돌아온 신성준(53) 동국대일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조력임종으로 맞이한 마지막 순간은 생각보다 평온하지 않고, 먼저 이 제도를 도입한 선진국은 작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보다 가까이서 조력임종 현장을 지켜본 신 교수는 “노인 빈곤과 고립이 심각하고, 자식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인식이 강한 한국 사회에 이 제도의 도입은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지금까지도 여러 의사와 함께 조력임종에 대해 공부하고, 그 대안에 대한 고민까지 『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아몬드)이라는 책에 담았다. 그런 그에게 물었다.

" 공포와 고통이 없는 아름답고 평온한 죽음,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요? "
(계속)

고통 없이 아름답게 생을 마감하는 ‘깨끗한 죽음’은 과연 존재할까. 많은 이들이 조력임종을 완벽한 구원처럼 여기지만, 그 최전선을 목격하고 돌아온 신성준 교수는 “그 믿음 역시 하나의 거대한 환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무엇이 한국인들을 깨끗한 죽음에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그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이어진다.

☞“평온하고 깨끗한 죽음 아니다” 조력임종 목격한 의사의 경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2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