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337) 마천령(摩天嶺) 올라앉아
2026. 7. 16. 00:04
유자효 시인
마천령(摩天嶺) 올라앉아
송계연월옹(생몰연대 미상)
마천령 올라앉아 동해를 굽어보니
물 밖의 구름이요 구름 밖의 하늘이라
아마도 평생(平生) 장관(壯觀)은 이것인가 하노라
-고금가곡(古今歌曲)
상상 속의 여행
마천령은 함경남도 단천과 함경북도 성진 사이에 있는 높은 재다. 이판령(伊板嶺)이라고도 부른다.
높고 높은 마천령에 올라앉아 동해를 굽어본다. 바다 밖에 구름이 있고 구름 밖에 하늘이 있다. 오늘 나는 평생의 장관을 보았다.
이 시조를 지은이의 이름과 생몰연대는 알 수 없다. 중국의 노래, 우리나라의 가사와 시조 305수를 베낀 책을 남겼는데, 표지가 떨어져 알 수 없게 된 이 책의 이름을 그의 작품의 문구를 따서 『고금가곡』이라고 한다. 책 끝에 ‘갑신춘송계연월옹(甲申春松桂烟月翁)’이라고 적혀 있는데 ‘갑신’은 1764년(영조 40)으로 추정된다.
장마 속에 여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자연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계절이다. 마천령을 직접 갈 수는 없지만 상상의 바다에서 즐기는 방법도 있다. 꼭 가서 직접 보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상상 속의 여행이 있다는 것도 배웠다. 그것이 더 풍요롭기도 하다. 오늘 우리가 시조를 통해 마천령에 올라가듯이….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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