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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의원들 사랑방에서 느낀 것.

한문역사 2026. 7. 20. 17:41

정수윤의 길을 걸으며] [38] 제헌의원들 사랑방에서 느낀 것

입력 2026.07.17. 23:36업데이트 2026.07.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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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제헌국회전시관 /정수윤 제공

어머니와 길을 걷다가 우연히 ‘제헌회관’이라는 현판이 보인 건 제헌절 무렵이라서일까. 자하문로 26으로 난 좁은 문을 들여다보니 통로 끝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갈한 한옥이 보이고 입구에 ‘制憲同志會’가 눈에 들어왔다. 제헌동지회란 대한민국 제1회 선거로 선출된 제헌국회의원들의 모임이다. 이 한옥은 그들이 1983년부터 2008년까지 사용한 사랑방이었는데, 지금은 가방, 안경, 만년필, 월급봉투, 편지, 당선증 같은 유품과 당시 선거 풍경 및 제헌국회 전반을 두루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이다.

“들어가 보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단체 사진 밑에 실린 글. ‘1948년 5월 10일, 대한민국 최초 총선거로 198명의 제헌국회의원이 선출되었다. 이때 제주도는 4·3사건으로 북제주군 2개 선거구에서 선거가 무효로 처리되었다. 이후 재·보궐선거를 거쳐 모두 209명의 의원이 제헌국회에서 활동하였다.’ 그들은 독립운동가, 교육자, 법률가, 언론인, 종교인, 지역 지도자였으며 가장 먼저 한 일은 국호 정하기였다.

 

대한민국, 고려공화국, 조선공화국, 한국이 물망에 올랐다. 대한민국의 큰 대(大) 자가 대일본제국, 대영제국을 떠올리게 하는 사대주의라며 반대하는 이도 있었다. “‘대한’이 좋습니다. 왜정하의 ‘조선’은 역사상 치욕이고, 혹자가 주장하는 ‘고려’는 500년 전 옛 나라이올시다.” 당시 회의록이다. 논쟁 끝에 찬성 163표로 우리가 아는 결과가 헌법에 수록된다. 하나하나 치열하게 초석을 쌓아갔다.

‘내가 제헌국회의원이라면?’ 관람객 참여란에는 후손들이 좋아하는 대한민국에 별이 한가득이다. 어머니도 스티커를 붙이며 “나도 대한민국이 제일 좋아” 한다. 오래전 흰 삼베옷을 입고 경건하게 첫 투표에 나섰을 사람들의 마음과 뜻깊은 선거에 당선되어 무거운 책임감으로 직무에 임했을 의원들의 마음을 상상해 본다. 피와 땀과 눈물로 빚은 이 별을, 함부로 할 수 없겠다는 이 시대의 사명도 함께 생각했다.

제헌국회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국호 정하기였다. 대한민국, 고려공화국, 조선공화국, 한국이 후보였다. /정수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