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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이길 수 없는 병.치매

한문역사 2026. 7. 20. 17:47

만물상] 이길 수 있는 병, 치매

입력 2026.07.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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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상훈

80대 중반인 부모님은 여러 해 전 낙향해 농사를 지으며 사신다.

고추와 고구마를 주로 심는데, “왜 이런 힘든 노동을 하시느냐?”고 말려도 소용없다.

농사지어 자식들에게 보내는 재미를 놓을 수 없고,

농사지으면 바빠서 치매에 걸릴 틈이 없다는 이유를 드신다.

▶바쁘게 살면 치매에 안 걸린다는 게 생활의 지혜만은 아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외신에 나왔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85~89세 미국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 발생률을 조사했더니 40년 전엔 10명 중 3명꼴이던

치매 환자 수가 2024년에는 1명꼴로 줄었다. 네덜란드 에라스뮈스 연구센터가

북미와 유럽의 여섯 나라 노인들의 치매 발병률을 추적했더니

10년마다 13%씩 감소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두 사례는 치매의 앞날에 대한 오랜 전망을 뒤집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5500만명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이 수치는 향후 30년간 두 배로 는다는 게 통설이었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증가해 2019년 2조8000억달러에서

2050년엔 16조9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엔 고령화에 따른 노인 증가와 치매 환자 증가율이 비슷할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었다.

국내 한 의대의 발표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65세 노령 인구가

678만명에서 1050만명으로 약 55% 느는 사이 치매 환자 수도 60만명에서 95만명으로 58% 증가했다.

 

▶치매를 앓는 노인의 절대 인구가 증가해 온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치매 노인 인구도 올해 100만명을 넘어선다.

한국의 50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 암에서 치매로 바뀐 것도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의 반영이다.

그런데 실상은 치매 걸릴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은 1970년대 같은 연령대보다 44% 낮다.

이런 변화를 반영하면 2050년 예상 치매 환자 수가 지금의 두 배가 아닌 1.4배 증가에 그친다.

▶의학의 발전에도 치매 정복은 아직 요원하다.

다만 고학력·고소득층과 선진국 국민일수록 상대적으로 치매에 덜 걸린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제기됐다.

연구자들은 흡연과 과식을 피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공부를 놓지 말라고 한다.

할 일을 계획하며 사는 노인은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노인보다

인지 기능이 30% 높다는 통계도 있다. 내일의 희망을 품고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은

바람직한 삶의 태도일 뿐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매 예방법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