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 인용문 2집

어머니가 건너는 망각의 강

한문역사 2024. 3. 5. 20:35

지나온 세월이 너무 길어

지나온 길이 너무 멀어 

이제는 모두 다 잊고 살자 하셨나요?

 

더 이상 새로이 가슴에 새겨둘 

무엇에도 미련이 없어 

바람처럼 훨훨 다 잊고 살자 하셨나요?

 

무에 그리 서운한  게  많아 

피붙이 살붙이  남 김 없이

그에 붙은 이름 자 조차 다 잊고 살자 하시나요?

 

지금의 잊음은 긴 시간 담아온

마음의 병  인가요 서러움의 결정 인가요

그리하여 안으로 걸어버린 위안의 잠금인가요?

 

그리운 이 보고  싶은 이

그리운 얼굴들 그리운 풍경들

어이 그리 매정하게도 가슴에서 지우셨나요?

 

아직도 웃는 눈매엔  

함께할 사람도, 사연도 많은데 

그 인연들 어찌 그리 모질게 잊어버리셨나요?

 

험하고 서러웠던 시절도 

시간이 흐르면 부질없고 색도 바래듯

그래요 이제는 아무 시름없이 잊고 

 

마치 이 세상 처음 오신 듯

그냥 아무 연(緣)에도 매이지 말고 

허허로운 구름처럼 그렇게 살아가시길.

 

무른 척 시치미를 떼고 계셔도 

아는 척 친한 척 그건 우리 몫입니다.

무심하드라도 우리 오래 같이 가주시길. 부디...

 

(글: 강임원. 시인,동대문문화원 사무국장(현) 

2024.3.5.밤 8시 33분  글이 넘넘 좋아 抄합니다.

                                     본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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