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 인용문 2집

길 잃은 상사화(相思花)

한문역사 2025. 2. 14. 17:20

그리움이 먼저 일까

사랑이 먼저 일까

 

질문하기 어려운 답을 안고 찾아 온 아침

초봄부터 이파리 잃고 세상 구경하던

상사화 꼬리를 감추었다.

 

사나운 칠월 장마에

숨바꼭질 두어달 숨을 몰아쉬며

선홍색 옷깃을 여미고  떠 오른

살구빛 자태 대견스럽다.

 

사랑이 먼저다.

선홍색 살구빛으로 하늘 향해 떠오른

그대의 얼굴

잎은 마르고 사랑꽃 피어

사랑을 밤새 배웠다.

 

꽃대여,  자랑스러워라

피어도 슬픈 것을, 한 평생 홀로 온 길,

죽은 뒤 환생하는 칠월의 꽃

상사화(相思花)

나도 회갑나이 돼서야 알았다.

 (시인, 홍윤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