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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디스크 터지면 무조건 수술? 초기 관리 잘 하면 80%는 호전

한문역사 2026. 6. 9. 16:42

디스크 터지면, 무조건 수술? 초기 관리 잘하면 80%는 호전

김영근 마디세상병원 원장의 허리 디스크 치료의 기준

신현주 메디컬 리포트 기자
입력 2026.06.0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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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마디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 디스크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극단적인 치료 선택을 피하는 것”이라며 “수술이 필요한 상황을 놓쳐서도 안 되지만, 단순히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만 보고 불필요한 수술을 서두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디세상병원 제공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튀어나와 주변 신경을 압박하고 염증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해당 진단을 받은 대부분의 환자는 “디스크가 터졌는데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요?” “허리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다고 들었는데 다른 방법은 없나요?” 같은 질문을 쏟아낸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신경이 심하게 눌려 있다는 설명을 듣는 순간 큰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반대로 “허리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믿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영근 마디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 디스크를 둘러싼 대표적인 오해들이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디스크가 터졌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수술을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영근 마디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이 허리 디스크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파열된 디스크, 자연 흡수 가능성 높아

허리 디스크 환자가 가장 많이 하는 오해는 ‘디스크가 터지면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MRI 검사에서 신경을 압박하는 큰 디스크 탈출이 확인되면 당장 제거해야 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리 몸의 자연 치유 능력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

디스크를 둘러싼 섬유륜이 찢어지면서 밖으로 흘러나온 수핵(디스크 안에 들어있는 젤리 같은 조직)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의해 이물질로 인식된다. 이에 대식세포(이물질, 노폐세포, 병원체를 잡아먹어 분해하는 대표적인 면역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면역세포가 모여들어 탈출한 디스크 조직을 제거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김 원장은 “의학 연구에 따르면 내부에서 단순하게 돌출된 디스크보다 섬유륜이 파열돼 밖으로 나온 파열성 디스크가 자연적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초기의 심한 통증만 약물치료와 휴식, 주사치료 등으로 잘 관리한다면, 전체 환자의 80~90%는 수술 없이도 디스크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 여부를 MRI 영상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되며 환자의 증상과 신경학적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도 위험

허리 수술에 대한 과한 두려움 역시 문제다. 몇몇 환자는 ‘허리 수술을 하면 평생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거나 ‘수술을 잘못하면 장애가 남는다’는 잘못된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치료마저 미루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척추 질환에는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상황이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이다. 허리 디스크나 종양, 외상 등으로 인해 신경다발이 심하게 압박받는 응급 질환이다. 일반적인 허리 디스크와 달리 신경다발 전체가 눌리면서 심각한 신경성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대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회음부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발목이나 발가락을 제대로 들어 올리지 못하는 족하수(Foot Drop)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해당 증상은 단순한 통증 문제가 아니라 신경 기능 손상을 시사하는 신호일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을 받더라도 손상된 신경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 원장은 “이런 마비 증상이 발생하면 신경 손상의 골든타임인 24~48시간 내에 압박된 신경을 감압(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것)해야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마비나 배뇨 장애, 성 기능 장애 등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비수술 치료를 우선 고려하는 것과 수술이 필요한 응급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잘못된 생활 습관 개선해야

최근에는 다양한 척추 시술과 특수 치료가 등장하면서 ‘고가의 치료가 더 좋은 결과를 보장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척추 질환 전문가들은 신경 주사나 각종 시술의 본질은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통증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손상된 디스크와 척추 구조가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원장은 “치료비의 액수와 실제 치료 효과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며 “통증이 줄어든 시간을 활용해 잘못된 자세와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좋은 치료를 받더라도 일상 속 나쁜 습관이 반복된다면 치료 효과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척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료만큼이나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김 원장은 허리 건강을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생활 습관으로 좌식 생활, 기상 직후 과도한 스트레칭, 잘못된 착석 자세를 꼽았다.

우선 바닥에 앉아 생활하거나 양반다리 자세를 자주 하면 골반이 뒤로 기울어지고 허리의 정상 곡선이 무너지면서 디스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가능한 한 의자나 소파를 활용하는 입식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허리를 깊게 숙이거나 몸을 비트는 스트레칭도 주의해야 한다. 수면 중 디스크가 수분을 흡수해 팽창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상 직후에는 상대적으로 손상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의자 끝에 걸터앉아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 역시 척추에 부담을 준다.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허리를 펴 등받이에 기대는 습관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환자에게 수술을 권할 땐 몸이 갖고 있는 자연 회복 기능이 모두 소진됐을 때, 또는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심각할 때”라며 “결국 척추 질환 치료의 핵심은 의사의 기술이나 첨단 장비보다 환자 스스로가 가진 자연 회복력에 있다”며 “검증된 보존적 치료를 받으면서 생활 습관을 꾸준히 개선하는 것이 과잉 진료와 치료 방치라는 두 극단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