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 '천적' 야말, 6번 싸워 다 이겼다
스페인, 프랑스 꺾고 결승 선착

킬리안 음바페(28·프랑스)는 올여름 ‘월드컵의 사나이’로 자리매김하는 듯 보였다. 북중미 월드컵 8강전까지 6경기에서 8골 3도움을 올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8골 2도움)에 이어 사상 최초로 두 대회 연속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골든부트(득점왕) 2연패(連覇)를 정조준했다. 그가 프랑스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다면 생애 첫 ‘발롱도르’(한 해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는 상) 수상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음바페의 꿈은 15일 스페인과의 준결승전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이번에도 그를 막아 세운 건 ‘초신성’ 라민 야말(19)이었다. 야말이 공격을 이끈 ‘무적함대’ 스페인은 프랑스를 2대0으로 제압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던 스페인은 16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스페인은 이날 승리로 A매치 무패 행진을 37경기(28승 9무)로 늘리며 이탈리아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세운 남자 축구 최장 무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스페인이 20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승리하거나 공식적으로 무승부인 승부차기를 치른다면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팽팽하던 흐름에 균열이 생긴 것은 전반 20분. 프랑스 수비수 뤼카 디뉴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려는 순간 야말이 재빨리 쇄도해 몸을 날렸다. 이를 미처 알아채지 못한 디뉴가 뻗은 발이 야말의 왼쪽 허벅지를 강타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야말의 저돌적인 움직임이 만들어낸 소중한 기회였다. 2분 뒤 미켈 오야르사발이 침착하게 골망을 가르며 스페인은 1-0 리드를 잡았다.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가 버틴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단 1실점만 허용할 만큼 탄탄한 수비를 자랑한다. 그런 스페인에 선제골은 승리로 향하는 확실한 발판이 됐다. 한 골 차 리드를 안은 스페인은 중원 싸움에서 프랑스를 압도하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13분에는 다니 올모의 패스를 받은 페드로 포로가 쐐기골까지 꽂았다. 8강전까지 공격 포인트 23개를 합작한 킬리안 음바페(8골 3도움), 우스만 뎀벨레(5골 2도움), 마이클 올리세(5도움) 삼각 편대는 스페인의 조직적인 수비에 묶여 결정적 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침묵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답답해하던 음바페는 결국 후반 막판 불필요한 파울로 상대 골키퍼인 우나이 시몬을 넘어뜨려 옐로카드를 받았다. BBC는 “음바페가 평정심을 잃은 순간, 프랑스 국민은 오늘은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꼬집었다. 음바페는 경기 후 “중원에서 계속 수적 열세에 몰리는 등 전술과 기술, 경기력 등 모든 면에서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야말은 또 한 번 음바페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천적’임을 입증했다. 그는 유로 2024 준결승에서 음바페가 이끈 프랑스를 상대로 대회 최연소 득점 기록(16세 362일)을 세우며 스페인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기세를 이어간 스페인은 결승에서도 잉글랜드를 2대1로 꺾고 유럽 정상에 올랐다. 이후에도 야말은 음바페만 만나면 맹활약을 펼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스페인 대표팀과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음바페가 뛰는 프랑스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이날 월드컵 준결승까지 토너먼트 단판 승부에서 6전 전승을 거뒀다.

스페인의 승리로 야말은 1958 스웨덴 월드컵의 펠레(브라질·당시 만 17세), 1982 스페인 월드컵의 주세페 베르고미(이탈리아·만 18세),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음바페(프랑스·만 19세)에 이어 10대 나이에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는 네 번째 선수가 될 전망이다. 앞선 세 선수는 모두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야말이 스페인을 이번 대회 정상에 올려놓는다면 스무 살이 되기 전 월드컵과 유로를 모두 제패한 최초의 선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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