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원 한시모음

[스크랩] 조선기생들의 애뜻한 사랑을 표현한 한시 수점

한문역사 2015. 4. 4. 18:13

 

조선기생들의 애뜻한 사랑을 표현한 한시 수점

 

 

사랑을 나눈 시냇가에서 임을 보내고
외로이 잔을 들어 하소연할 때
피고 지는 저 꽃 내 뜻 모르니
오지 않는 임을 원망하게 하리

弄珠灘上魂欲消
獨把離懷寄酒樽
無限烟花不留意
忍敎芳草怨王孫

 

영양 기생
농주(弄珠)―연인과 함께 사랑을 속삭임.

 


 
이것은 봄이 감을 슬퍼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임을 그리워한 탓이네
티끌같은 세상 괴로움도 많아
외로운 목숨 죽고만 싶네

不是傷春病
只因憶玉郞
塵豈多苦累
孤鶴未歸情

계생(桂生), 혹은 매창(梅窓). 부안 기생
 

 

 


시냇가의 실버들 유록색 가지
봄시름을 못 이겨 휘늘어지고
꾀꼬리가 꾀꼴꾀꼴 울음 그치지 못하는 것은
임 이별의 슬픔 이기지 못함인가

池邊楊柳綠垂垂
蠟曙春愁若自知
上有黃隱啼未己
不堪趣紂送人時

금원(錦園). 원주 사람. 김시랑, 덕희(金侍郞 德熙)의 소실.
황리(黃麗鳥)―꾀꼬리

 

 


 
임 가실 제 달 뜨면 오마시더니
달은 떠도 그 임은 왜 안 오실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임의 곳은
산이 높아 뜨는 달 늦은가 보다

郞去月出來
月出郞不來
相應君在處
山高月出遲

능운(凌雲).
상응(相應)―생각해 보니


 
마을 하늘은 물이런 듯 맑고 달빛도 푸르구나
지다 남은 잎에 서리가 쌓일 때
긴 주렴 드리우고 혼자서 잠을 자려니
병풍의 원앙새가 부러웁네

洞天如水月蒼蒼
樹葉蕭蕭夜有霜
十二擴簾人獨宿
玉屛還羨繡鴛鴦

취선(翠仙). 호는 설죽(雪竹) 김철손(金哲孫)의 소실.
십이상렴(十二擴簾)―긴 발을 뜻함
 


 
離別
말은 다락 아래 매어 놓고
이제 가면 언제나 오시려나 은근히 묻네
임 보내려는 때 술도 떨어지고

꽃 지고 새가 슬피 우는구나
 

駐馬仙樓下
慇懃問後期
離筵樽酒盡
花落鳥啼時

 
 일지홍(一枝紅). 성천(成川)의 기생.
선루(仙樓)―신선이 산다는 다락.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에게
잠자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
묏버들 갈*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
자시* 窓밧긔 심거두고 보쇼셔
밤비예 새닙 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쇼셔

홍랑(洪娘). 생몰년 미상. 조선 중기 때의 명기

 


 

黃昏
실버들 천만 가지 문 앞에 휘늘어져서
구름인 듯 인가를 볼 길 없더니
문득 목동이 피리불며 지나간다
강 위에 보슬비요 날도 저물어 가누나

千絲萬縷柳垂門
綠暗如雲不見村
忽有牧童吹笛過
一江烟雨自黃昏

죽향(竹香). 호는 낭각(琅珏). 평양 기생.
연우(烟雨)―아지랑이가 낀 것처럼 내리는 비
 


秋月夜

노를 저어 맑은 강 어귀에 이르니
인적에 해오라기 잠 깨어 날고
가을이 짙은 탓인가 산빛은 붉고
흰 모래엔 달이 둥글다

移棹淸江口
驚人宿驚飜
山紅秋有色
沙白月無痕

 

추향(秋香)

 


崑崙의 귀한 玉을 누가 캐어
織女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오마던 임 牽牛 안 오시니
근심에 못 이겨 허공에 던진 거라오

誰斷崑崙玉
裁成織女梳
牽牛一去後
愁擲碧空虛

황진이(黃眞伊). 중종 때 기생.

 


秋雨

금강산 늦가을 내리는 비에
나뭇잎은 잎마다 가을을 울리네

 십년을 소리없이 흐느낀 이 신세
헛된 시름에 가사만 젖었네

九月金剛蕭瑟雨
雨中無葉不鳴秋
十年獨下無聲淚
淚濕袈衣空自愁


 혜정(慧定). 여승(女僧).
 가의(袈衣)―중이 입는 옷.

  


어이 얼어 자리

어이 얼어 자리 무슨 일로 얼어 자리
원앙 베개와 비취 이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아서 잘까 하노라
어이 얼어 잘이 므스 일 얼어 잘이
鴛鴦枕 翡翠衾을 어듸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비 맛자신이 녹아 잘* *노라

한우(寒雨). 조선 선조 때 임제(林悌)와 가까이 지내던 평양 기생.



열흘이나 이 장마 왜 안 개일까
고향을 오가는 꿈 끝이 없구나
고향은 눈 앞에 있으나 길은 먼 千里
근심 어려 난간에 기대 헤아려보노라

十日長霖若未晴
鄕愁蠟蠟夢魂驚
中山在眼如千里
堞然危欄默數程

취연(翠蓮). 자는 일타홍(一朶紅). 기생
장림(長霖)―긴 장마
중산(中山)―지명. 사랑하는 임이 있는 곳, 또한 고향

 


꽃이 지는 봄은 첫 가을과 같네
밤이 되니 은하수도 맑게 흐르네
한 많은 몸은 기러기만도 못한 신세
해마다 임이 계신 곳에 가지 못하고 있네

落花天氣似新秋
夜靜銀河淡欲流
却恨此身不如雁
年年未得到原州

 
죽서(竹西). 철종 때 사람. 서기보(徐箕輔)의 소실


 


은하수 다리에서 견우직녀 이 날 저녁에 만나
옥동에서 다시 슬프게 헤어지네
이 세상에 이 날이 없었더라면
백년을 즐겁게 살아가리

河橋牛女重逢夕
玉洞郞娘恨別時
若使人間無此日
百年相對不相移

 연희(蓮喜)

 

 

 

 

 


 

출처 : 漢詩 속으로
글쓴이 : 설중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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