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여로
유옹 송창재
바자기 한 짐지고 재 넘어 올 적에는
그 끝은 어떠할까 꽃밭을 보았는데
저기 쯤 등짐 풀고서 큰 숨 한번 쉬려나.
가슴 펴 찬 바람에 개구리 허파처럼
꿈 가득 품었더니 재 넘어
또 재이고
첩첩해 불퉁거리는 재 넘이가 힘겨워
행여나 못 본 재가 그리워 보이지만
되돌아 다른 길이 잡힐 리 허망해서
예까지 왔었나 보다
그렇게도 터벅터벅.
멍에만 가득 진채 또 해가 지는구나
그렇게 걷다보면 아쉬움 풀지 못해
이 생에 어느 한 때나 짐 벗어서 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