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 인용문 2집

보릿고개 (麥嶺)

한문역사 2024. 2. 11. 11:03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고개 보릿고개

아이들은 새벽부터 밥 달라고 졸라대고 

4월의 긴긴 해에 처마 끝에 새 새끼 뚝뚝 떨어지고 

아궁이 장작불엔 콩죽 넘쳐 흐른다. 

 

눈에 아지랑이 끼어 헛것 보이고 

남원 참빗쟁이 빗 사라고 조를 때

시주승 목탁소리 천지를 진동한다.

 

소는 보리밭에 뛰어들고 

젖먹이 어린아이 배고파 울어대니

아가야 울지마라 젖이 안 나와 미안하구나.

 

짧은 적삼 찢어진 무명치마 

속살 보일세라 연신 치마 휘두르는 아낙이 있어

해는 반발 남았는데 일 나간 서방님은 감감무소식

허리 졸라매고 졸라매어도 더 조일 허리가 없다. 

 

조상님을 탓하랴  나라님을 원망하랴

한나절 뻐꾸기 소리에 봄은 깊어만 가고

4월의 긴긴해가 그리도 원망스럽더라.

(달서구 소식지 희망달서 에서 본훈 베껴쓰다 

 (2024,2,11, 낮 11시 설 휴무속 내 多樂房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