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추수와 가을걷이가 끝나면
초가집에 살던 옛사람들은 지붕에 올라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이엉을 얹는다.
그때는 사람도 많아서 걱정이 없었다
동네사람들이 모두 나서면
며칠사이 새 지붕으로 단장을 마친다.
20년 전만 해도 나이든 동네 기술자 덕에
초가집 지붕일은 걱정도 아니었는데
해마다 세상을 떠나고 이제는 예닐곱 명이 남아
느릿느릿 힘들게 일을 한다.
요즘 벼는 짧아서 긴 벼를 구하기도 힘들지만
벼를 베고 털면서 농기계로 상처내서
짚풀은 일 년을 버티기가 힘들고
새끼줄은 큰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끊어진다.
사람 구하고 짚풀 구하는 일은 점점 힘들어가고
사람없고 짚풀도 엉망인데 앞으로 어이할꼬
세월이 몇 해 더 지나고 나면 대책도 없을 것 같은데
나 혼자 만의 걱정이 아니라 모두가 그럴 터인 걸.
나중에 힘들고 어려우면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빨강,파랑,노랑색 양철지붕으로 바꾸면
칼러링한 선교장 정말 이쁠것 같다.- 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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