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방

나의 실버타운 일기 (2025-4-12)

한문역사 2025. 4. 15. 16:30

나의 실버타운  일기 (조선일보 게재)

내  나이  90.    몇 군데 노인 시설을 탐방한 끝에  지난해부터 

이 실버타운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올 때 나는 90년의

인생을 대충  마감하기 위해  몇 달에  걸쳐 주변 정리를 

했습니다. 과감하게 버릴것은  버리고, 쓸만한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

마지막  정리까지  가장 어려웠던 것은    :사진,   편지,

어린시절 기록들, 여행 기념품들, 아까워서 못 썼던 그릇:, 등

수십  년의  추억이  깃든  귀중품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긴 세월 서랍 속에서 잠들고 있던 

옛날 편지와  노트들은 잉크 글씨들이 거의 다 날아가버렸고 , 

종이는 삭아서 부서지기 직전이었습니다.

난, 그만 눈 딱 감고 그 모든 추억들을 장사(葬事)지냈습니다.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자녀들은 중,장년이 되어  각자

바쁜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니 ,그들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고심끝에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그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곳  실버타운으로  왔습니다.

실버타운은 조용히  여생을 이어가다 인생의 종착점을 맞이하는 

그런 곳일까요?   아니었습니다. 나의 예상과는 달리 실버타운은 

비로소  오롯이  나만의  인생이 새롭게  시작되는 곳입니다.

나를  중심으로, 나를 위해서,  나만의 책임으로 ,

하루하루의  기적이 이루어지는 그런 곳입니다.

인생에  정리나 은퇴같은  것은  없음을 실버타운에서   

새삼  깨달았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현재진행형.

나는  여기서  또다시  새로운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조선일보)

追記 1): 이 글을 쓴 필자는 1935년 生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은 어느 한 실버타운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追記 2):위  글이 마치 16 년 뒤의 울부부의 앞날을 豫見하는 

것과 같아 마음이 착잡함을 느낍니다.은근히  걱정도 됩니다.

書架 6개와  방바닥에 쌓여있는  이 많고, 좋은, 책들을 어떻게

깨끗이  정리할까  고심도 해 봅니다. 흑백사진첩. 칼라사진첩,

수많은 역사서적,건강서적, 한자,한문서적,등을 초교 4학년인

울손자,와 손녀, 외손자,외손녀,에게 필요한 것들은 다 나눠주고

남은책들은  폐지수집상에 연락하여 하나 남김없이 깨끗이

정리하고 싶은 게 솔직한 내 마음입니다. 남겨 둔 나의 칠순문집

歲月不待人 6권은 손자 손녀 여섯 아이에게 貴하게 주렵니다.

莫嘆歲月漸速去(막탄세월점속거):

세월이 점점 빠르게 가는 것을 탄식하지 말자.

世上萬事任自然(세상만사임자연):

세상만사를  모두 다 자연에 맡기련다.

時間積去非流去(시간적거비유거):

시간은 흘러가는게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고

人生熟去非老去(인생숙거비노거):

인생은 늙어가는게 아니라 익어가는 거라오.-끝-